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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마르셀 에메 지음, 이세욱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3월
평점 :
"짧은 이야기 긴 여운"
김영하의 『보다』에서 나왔던 프랑스 짧은 이야기의 거장 마르셀 에메의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를 읽다. 199페이지에 담긴 총 다섯 편의 대표작을 모은 단편소설집이다. 이 중에서 『생존 시간 카드』 가 가장 기억이 남았다.
마르셀 에메는 익살스럽고 특이한 인물 창조, 간략하면서도 역설의 효과적인 배합, 독창적인 패러디로 특유의 익살을 펼치는 유쾌한 작가임은 틀림없다.
19세기에 메리메와 모파상이 있었고, 20세기 후반기를 미셸 투르니에가 대표한다면, 에메는 20세기 전반기를 대표한다. 에메는 단편소설 78편과 콩트 18편을 모두 합쳐서 백 편에 가까운 짧은 이야기를 발표했다.
#1.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르 파스 뮈라유 Le passe-muraille)]
"파리 몽마르트르 오르샹 가 75번지 2호의 4층에 매우 선량한 남자가 살고 있었다.
뒤티유욀(가루가루)이라 불리던 그 남자에게는 특이한 능력이 하나 있었다.
마치 열린 문으로 드나들 듯이 아무런 장애를 느끼지 않고 벽을 뚫고 나가는 능력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는 코안경을 끼고 짤막한 검은 턱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등기청의 하급 지원이었던 그는 겨울이면 버스를 타고 통근했고 날씨가 좋은 계절에는 중산모를 쓴 차림으로 걸어서 출퇴근을 했다."
- 은행도 털고, 교도소도 탈옥하고, 결국 의사의 처방때문에 벽을 통과하다 막힘. 벽과 함께하게 되는 남자의 삶.
#2. 생존 시간 카드 : "시간이 거래되는 가상의 세계를 그리고 있는 작품"
- 작가 쥘 플레그몽의 일기 형식으로 되어 있다.
- 배급표 한 장(500프랑이상의 가치)이 24시간의 삶에 해당되는 시대.
- 상대적인 죽음과 진짜 죽음 사이.
#3. 속담
- 문화훈장 수훈자 자코탱. 아들(뤼시앵)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님.
- "잰 놈 뜬 놈만 못하다"
#4. 칠십 리 장화
#5. 천국에 간 집달리
- 말리코른 : 프랑스 작은 소도시에 살고 있는 집달리.
- 죽음을 통해 성 베드로와 하나님을 만나게되고, 지옥의 나락에서 다시 살 기회를 부여 받게 된다.
- 그리고 다시 죽게되었지만, 딱 한가지 선행('집주인을 타도하자!')을 통해 천국으로 가게된다.
인간의 이기심이란 아무리 잔인하게 없애버리려 해도 끝내 없앨 수 없는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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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인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생각해보게. 내가 살지 못한 지난 십오 일간의 시간은 결코 잃어버린 것이 아닐세. 나중에 그 시간을 모두 되찾을 생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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