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igma Variations (Paperback)
Andre Aciman / Picador USA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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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e known love only once in my life, and it was you.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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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돌아가지 않겠다.˝ 내가 속으로 말했다.
문이, 옥스퍼드에서 추구하고 찾아냈던 담장의 낮은 문이닫혔다. 이제는 열어 봐도 마법의 정원은 발견하지 못하리라.
나는 해저의 햇빛이 들지 않는 산호 궁전들과 너울거리는해초 숲에서의 오랜 포로 생활을 마감하고 해수면으로, 평범한 한낮의 햇살과 신선한 바다 공기로 올라왔다.
나는 등지고 떠났다. 무엇을? 청춘을? 청년기를? 로맨
스를? 이것들의 마술 도구, ‘젊은 마술사 세트‘를 제자리에 놓인흑단 마술 지팡이 옆으로 현혹하는 당구공들, 두 겹으로 접히는 페니 동전, 잡아당겨 속이 빈 양초로 둔갑시킬 수 있는 깃털 꽃송이들이 담긴 그 조촐한 상자를
˝나는 환상을 등지고 떠났다.˝ 내가 속으로 말했다. ˝이제부터는 삼차원의 세계에서 살아가리라, 내 오감에 의지해.˝
그 이래로 나는 그런 세계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때 차가 방향을 틀어 저택이 보이지 않게 되었을 무렵에는 그런 세계가 찾을 필요도 없이 저 길 끝에 다다르면 온통 주변에펼쳐져 있으리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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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리우스는 아버지에게 쓴 아마데우의 편지와 ‘타인은 너의 법정이다‘라는 문구를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그래요, 바로 그거예요. 그게 아마데우를 아주 불안정하고 이루 말할 수 없이 민감한 사람으로 만들었어요.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신뢰와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가 너무도 강했어요. 이런 불안감을 감추어야 하는 것, 그리고 용기나 대담함처럼 보이는것들은 그저 앞을 향한 도주에 불과하다고 말했지요. 그는 스스로에게 말할 수 없이 많은 것들, 지나치게 많은 것들을 요구했어요. 그래서 독선적인 사형집행인처럼 되었어요. - P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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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츠나 릴스의 가쁜 호흡에 익숙해진 사람은 롱테이크가 많은 영화를 느긋하게 감상하는 데 곤란함을 겪고, 세 줄 요약에 익숙해진 사람은 장문을 읽어 내지 못한다. 이런 정황은 흔히 지구력의 결핍이나 긴 호흡을견뎌 내지 못하는 개개인의 초조함으로 진단되곤 하지만, 길고 짧음에 입각한 이런 진단은 사태의 복잡성, 더정확히는 복수성을 개인의 역량 부족으로 치환한다. 관건은 단순한 장단이 아니라 상이한 호흡들의 공존이다. 무언가가 그저 길기 때문에만 힘든 것이 아니다. 일본만화에 젖은 사람이 DC코믹스에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그 역도 마찬가지라면, 프랑스 철학에 익숙한독자가 독일이나 영미 철학 텍스트에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그 역도 마찬가지라면, 이는 그것들이 서로전혀 다른 리듬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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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모여서 공동체를 이루는 것은 혼자서는 결핍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정치적 공동체의 발생 원인은 결핍의 감정이지 권력과 지배 의지가 아니다. 사람들은 결핍의 감정을극복하기 위해 타인과 함께 살기로 결심한다. 이렇게 정치는 삶, 생존 때문에 생겨났지만, 정치를 진정한 의미의정치로 만드는 것은 ‘좋은 삶‘에 대한 관심이 생겨난 이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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