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맨스필드가 서른넷밖에 안 되는 나이에 죽음을 맞았을 때 남긴 유언은 "나는 비를 좋아해. 내 얼굴로 비를 느끼고 싶어."였다. - P180
며느리를 흠모하는 노인네. 물론 노인의 욕망이 성취된다면 내 심정이 매우 불편하리라. 다 읽은 후에 든 생각은 ‘몸이 늙으면 마음도 함께 늙어야 하지 않을까?‘였다. 육신과 마음이 따로 놀지 않고 같이 가기를 족두리봉에서 작게나마 소망해 본다. - P207
서로에게 책의 몇몇 구절을 읽어 주는 일은 전혀 낯설지 않았다. 그러나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을 때, 아주 깊은 밤이 될 때까지 한 편의 작품을 통째로 그에게 읽어 주게 되리라고 예상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 순간이 살아가면서 강렬하 기억하게 될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장면이 되리라고는 더더욱 예감하지 못했다. - P61
헤밍웨이는 자살했다. 사람들은 그가 글쓰기에 대한 집착과 정신 질환으로 자살했다고 말한다. 그는 엽총을 입에 물고 방아쇠를 당겼다. 방아쇠를 당기기 며칠 전에도 헤밍웨이는 자살을 시도했다. 그리고 실패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이젠 써지지 않는다. 써지지 않는다." - P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