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통역사
리 랑그바드 지음, 손화수 옮김 / 푸른숲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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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도 아닌데, 이런 형식의 글은 솔직히 낯설었다.

하지만, 이내 적응이 되었다. 

​

나는 생각한다.

나는 말한다.

내 통역사가 말한다.

​

언어가 전달되는 이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서, 

오히려 전지적 작가 시점이 된다.

모든 생각이 말로 표현되고, 전해지는 것은 아니니, 

오히려 독자의 입장에서는 화자의 생각까지 접근할 수 있게 된다. 

​

생각과 말과 통역된 말 사이의 간극, 딜레이 -

그 간격은 거리감과 감정, 반응의 유보를 보여준다. 

즉각적인 반응이 딜레이되는 것은 

그만큼의 거리감이 계속 유지된다고 봐야 하나 싶었다. 

​

통상의 드라마는 입양간 딸이 친부모를 찾으면서 감정의 교류로 

클라이맥스에 이른다.

​

하지만, 이 책은 현실이다.

​

입양간 딸과 입양보낸 부모와 가족의 실제적인 이야기다.

같이 살아야 하는 가족이었음에도,

이별 뒤에 다시 만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

작가는 두 개의 가족, 두 개의 문화, 두 개의 언어를 가지고 있으면서,

이 불편함을 줄이기 힘겨워 한다.

​

퀴어이면서 입양아인 정체성을 지닌 작가는 

자신의 존재를 숨겨야 하는 가족들에 대해서 힘겨워 한다.

여기서 가족은 감싸는 존재가 아니라 

각자 자기의 입장과 자기의 얘기, 자시의 체면을 따지는 

또 다른 사람들이다. 

​

입양을 보내야 하는 상황도 문제지만, 

숨겨야 하고, 쉬쉬해야 하는 상황도 어렵다. 

​

계속 복잡하게 진행되는 작가의 생각과 

머뭇거림이 너무 이해가 되면서도, 

분노의 감정을 일깨운다.

​

작가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가부장적인 문화와  자신을 쉬쉬하거나 숨기려는 언니들의 태도,. 

나 역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

언어가 분리된 만큼, 

감정도 분리되고,

그 간격이 가까와지지 못하겠다는 불안감이

책을 읽는 내내 지속되었다. 

​

현실에서 보게 되는 가능성은, 

열려있는 조카들과의 대화와 소통 속에서

오히려 직게의 가족 보다 더 열려있는 가능성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

드러나지 않은 입양 제도의 문제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차별성, 배타성도 느낄 수 있지만,

줄곧 소외되고, 혼자 떨어져 있는 작가를 바라보며

애틋함을 감출 수가 없다.

​

** 푸른숲에서 책을 협찬 받아서 서평을 작성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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