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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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 서평단으로 다산책방에서 책을 받아서 솔직하게 서평합니다.

Tell me, what else should I have done? Doesn't everything die at last, and too soon? Tell me, what is it you plan to do with your one wild and precious life?

—Mary Oliver

누구에게나 유년 시절은 있다.

그 경험이 어떻게 기억될지 모르지만.

14살의 경험 -

모든 일은 열네 살이었던 해의 어느 봄날에 시작됐어..한참만에 기억해 낸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열네 살로 지내는 기간이 1년보다 훨씬 길어야 한다

그 대신 건너뛰어도 되는 나이가 많다.

열네 살때는 사랑한다는 말을 잘할 수가 없다

이런 말은 절대 불가능하다 '너무 아파하지마, 나도 아프니깐'

열네 살때 우정과 설렘이 같은 감정이자 같은 별에서 온 빛이라

어쩌면 그걸 표현할 더 나은 단어가 있어야 할 수도 있겠다.

상대가 나를 보아주지 않으면 내가 얼어 죽어가고 있다는 걸

무슨 수로 설명할 수 있을까

우정이라는 한 단어로 집약하여 표현하기 어려운,

이 친구들의 열 네살은 아름답다.

전혀 아름답지 않은 환경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노력과 애정은

대단했다.

화가와 루이사의 만남

그리고 이어진 테드와 루이사의 만남으로

세대를 뛰어넘어 화가의 유년과 루이사의 유년이 이어진다.

우정은 이런거다

-

화가를 세계적인 인물로 만드는 것이 요아르가 책임지기로

요아르를 실망시키지 않는 것이 화가가 책임지기로

사랑하는 사람이 죽지 않게 지키는 것이 테드가 책임지기로

마음먹은 일이었다.

한 인간에게 엄청난 부담이다.

어깨가 삐걱대고 뼈대가 오그라들고 결국에는 거의 걷지 못하게 된다.

-

이들이 겪는 고통은 비참하다.

죽고 싶어 하는 열네 살짜리가 존재하는 이유를 아무도 설명할 수 없다.

자신의 불안을 표현할 방법 조차 모른 채 여전히 세상 곳곳을 걸어 다니고 있다.

무슨 수로 설명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서로를 지키려는 서로를 향한 마음이

이들을 굳건히 붙들고 있다.

-

우리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자격이 있는 건 아니야

다만 넌 우리처럼 사는 걸 절대 감당하지 못할거야

평범한 삶, 그렇게 살기에 넌 너무 물러터졌어

그건 힘든 일이야. 단단한 사람만 버틸 수 있어

넌 안 그래, 다르게 살아야 해

-

무너져가고 있는 것이 친구들 눈에 얼마나 확연히 드러나는지

그걸 멈출 수 없는 것이 얼마나 끊임없이 그들을 괴롭히는지 -

절망했고, 화를 내고, 기도했다

악마에게 친구를 놓아달라고 기도했다.

-

이들의 처절한 고백은 서로를 지탱해주는 근간의 힘이 된다.

화가의 작품에서 드러난 친구들의 존재.

잘 보이지 않는 잔교

(여기서 처음 들었다. 잔교라는 단어는, 주로 '피어'라고 많이들 얘기해서)

그 위의 친구들. 그걸 지켜보는 화가의 시선.

예술은 맥락이다

우연의 소산이다.

아름다운 그림은 한 사람의 총합이라고

그 사람에게 벌어진 일, 좋았던 일과 나빴던 일이 모두 더해진 거라고

우연의 소산이라고.

다시 메리 올리버의 시로 돌아와서

everything die at last -

우리가 만나온 모든 사람

알고 있는 모든 사람

사랑했던 모든 사람이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이다.

..

삶은 그게 전부다.

우리가 바랄 수 있는 건 그게 전부다.

삶이 끝날지 모른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

테드와 루이사의 만남은 화가의 죽음으로부터 비롯된다.

그럼으로, 화가의 죽음과 피스켄의 죽음이 만나게 된다.

서로 각자 있던 공간이 서로 합해서 소통하게 되는거다.

각자의 기억으로, 각자의 방법으로 가슴 깊이 남아있던

상실의 아픔이 서로 이어진거다.

-

인간이 무엇을 기억하는 방식은 참 이상하다.

기억하려고 애쓰는 것과

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모든 일을 들려주지는 않는다.

알리에 얽힌 가장 아름다운 추억과 화가에게 영감은 준 일.

하지만, 요아르에게 칼을 준 사람도 그녀였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는다.

이야기로는 어떤 내용이든 제대로 전하기 어렵지만,

그게 자기 자신의 이야기인 경우에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항상 엉뚱한 데서 시작하고,

항상 너무 많이 말하거나, 너무 적게 말하며,

항상 가장 중요한 부분들을 빼먹는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맺지 않을 때는 더욱 그렇다.

-

이 전체 이야기가 아름다우면서도 그렇지 않은 이유가 거기에 있다.

하지만, 열네 살 시절의 여름

그 경험은 고스란히 책을 통하여 전달된다.

책을 덮으면서 느꼈던 감정은

작가로 부터 다독거리는 '괜찮아, 걱정하지마, 잘될거야'라는 격려의 목소리다.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있다는, 또는 그런 존재가 된다는 사실은

정말 아름다운 기적같은 일이다.

작가가 진정 하고 싶었더 말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이 생각을 10년 동안 마음에 품어왔다고 얘기했는데,

섣부르게 꺼내지 못했던 그 마음과 감정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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