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트라베이스 주자는 바이올린이나 첼로, 피아노, 혹은 지휘자나 독창 가수처럼 우리 눈에 잘 띄지 않으면서,
오케스트라와도 같이 조화롭게 움직이고 흘러가는 사회의 기층과 저변을 이루는 존재들을 대표한다. 사회를 움직이는 것도, 역사의 수레바퀴를 조심스럽게 끌고 가는것도 이러한 눈에 잘 띄지 않는 콘트라베이스 같은 존재들이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이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같은 존재들이면서 스스로 얼마나 우리 자신의 존엄에 눈을 감고 사는가. - P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