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모자라다. 사실 커피만 모자란 게 아니다. 찬장 가득 드립백을 채워놔도 공허한 마음이 달래지지 않는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우울한 날은 나한테 기대를 많이 안 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물 마신 게 어디야, 약 먹은 게 어디야.책상에 앉은 게 어디야, 답장한 게 어디야, 계속 격려를 해야 하루를 살 수 있다. - P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