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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하시대 - 당신은 게으른 게 아니라 진심으로 지쳤을 뿐이다
로라 판 더누트 립스키 지음, 문희경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1월
평점 :
절판
요즘 세상은 얼마나 바쁜지. 서울살이는 더더욱 그렇다. 점점 빨리빨리에 익숙해져 무언가 느리게 음미하는 여유는 커녕 볼 일 끝났으면 바로 이동해서 그 다음, 다음 일로 넘어가버리는 일상. 이것저것 멀티태스킹으로 뇌를 혹사시키고나면 저녁에는 방전되어버리고, 주말에 친구와 카페에 갔을 때는 채 30분이 지나지 않아 음료를 바닥내곤 자리를 뜨고 싶은 마음이 든다. 친구는 왜 그리 급하냐며 핀잔이지만 내겐 이게 너무 익숙해져버린 탓. 일에 치여 살다 가끔 번아웃도 오는데, 쉬는 날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보내버리곤 한다. 큰일이다.
이 책에서는 과부하에 대해 개인적, 사회적 원인을 짚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말한다. 유전적 이유, 만연한 사회 혐오와 제도적 억압, 수면과 외로움의 문제, 인간관계와 경제적 스트레스 등 어느 하나 쉬운 것 없는 현대인의 삶에는 과부하를 일으키는 많은 요인들이 즐비한다. 힘든 삶이지만, 그래도 이겨내며 살아가야 할테니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제시된 해결책 중 몇 가지를 남겨본다.
먼저, 무기력에 빠져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을 땐, 작은 일부터 시작하라. 쉽게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성취감을 쌓아나가는 것. 이건 정말 살아오면서 힘든 나날들에 파묻혀 힘이 없을 때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다. 정말 싫고 귀찮아도 한 끼 밥을 잘 챙겨 먹고 나서, 그래, 잘했다- 스스로 칭찬해주고, 피곤한 몸이라도 이끌고 산책 나가서 시원한 공기 한 번 쐬어주고, 나오길 잘했다- 생각하고. 할까 말까 고민하던 건 두려워도 실행에 옮겨보고 결과가 어떻게 되건 감내해본다. (결과가 안좋았을 땐 어쩔 수 없이 일정 시간 더 힘들지만 어쨌든 결국엔 안하는 것보단 나은 선택이었겠지- 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어느 지점에서 아무렇지 않게 되는 순간이 올 때가 있다.
그리고 하루의 시작인 아침을 지키기. 아침에 일어나 바로 스마트폰이나 티비 뉴스를 보는 것보다, “부정적인 생각이 마구 떠오를 때면 감사할 일 세 가지 찾아보기”라거나 “두려움이 나를 덮칠 때 영감을 주는 사람을 한 명 떠올리기”와 같은 구체적인 구호들을 생각하는 아침이 훨씬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또, 중독적인 스마트폰에서 어느 정도 거리 두기. 현대인으로선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무의미한 시간을 흘려보내버리고 괜히 잘나보이는 타인의 sns 속 모습과 현실 속 자기를 비교하며 우울해하는 건 좋지 않으니, 어느 정도의 절제는 필요한 것이다.
이외에도 해결책으로 언급되는 내용에는 자연, 동물과 가까이 지내기, 감사하는 마음 갖기, 의도적으로 선택하기,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이해하기, 단순해지기 등 뻔한 이야기지만 실천할 때 정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물론 의식적으로 그런 행동들을 이어나가기 어려울 수 있지만, 그럼에도 지친 나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건 스스로 챙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