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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버지니아 울프 - 한 사람의 인생이 모두의 이야기가 되기까지
수사네 쿠렌달 지음, 이상희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1월
평점 :
"여성이 글을 쓰려면 돈과 자기만의 방을 가져야 합니다.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쓰세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그 글이 영원히 기억될 가치를 가질 것인지, 단 몇 시간 만에 잊힐만한 것인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20세기 모더니즘 작가로 <자기만의 방> 등 여러 유명 저서로 널리 알려진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를 섬세한 일러스트 그래픽과 함께 만나볼 수 있는 책. 중간중간 그녀의 저서에 담긴 문장들도 함께 삽입되어 있어 작품들을 읽어본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더욱 풍부한 감상을 할 수 있겠다. 사실 나는 그동안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작품을 제대로 접해본 적이 없어, 이 책을 통해 작품보다 작가에 대해 먼저 알게 되었다. 여성에게 주어져있던 제약을 끊임없이 고민하면서도 자기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던 그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특권을 가졌음에도 그 특권이 갖는 벽까지도 예민하게 짚어내고 사회적, 개인적 상황으로 겪은 여러 풍파에도 다시 일어나 글을 써낸 게 참 대단했다. 어릴 적 트라우마나 어머니의 사망 등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에는 얼마나 괴로웠을까 싶고, 그래도 그녀 곁에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 레너드(남편)와 솔직한 마음을 나누고 의지할 비타(연인)가 있어서 다행이었겠다. 꽤 크기가 있는 양장본 책에 일러스트들이 빼곡해 보는 재미가 있었고, 인용된 문장들이 나로 하여금 작품을 읽어보고 싶게 했다. (대표작 <자기만의 방> 부터 읽어볼까 싶다.) 요즘 읽던 책을 완독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나름 가볍게 그림도 보고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입문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추천해도 좋을 책이다.
* a.b.c 서포터즈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