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을유사상고전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홍성광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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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만들어내는 행복과 삶에 대한 고찰들. 인간관계, 재산을 다루는 관점, 마인드셋, 살면서 느끼는 여러 감정들, 생각, 교육이나 지적 탐구, 종교, 성별 등등 여러 방면을 긴 분량으로 이야기한다. 호기롭게 655 페이지 가보자고! 했는데 솔직히 쉽지 않았다.. 그래도 딱딱할 줄 알았는데 잘 짜여진 글과 유려한 설명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나름 행복하게 살고 있구나 느꼈다. 내가 많은 시도 끝에 찾아낸 행복의 방법과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궁극적인 행복을 위한 방법들이 맞닿아있었기 때문. (건강이 가장 중요하니까 운동 하라고 여기저기 문장으로 뚜드려맞고 최근에는 운동을 열심히 하는 중..) 물론 막대한 재산이나 대외적 명예도 좋지만 나는 사실 그것들에 매달리기보다는 내면의 평화와 정신적 풍요로움(이를테면 책이나 다른 어떤 매체를 통해서든 지적 즐거움, 예술이나 음악, 충분한 시간을 들여 감상하고 사유하는 일, 순간순간을 평안히 즐기는 일)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책에서는 바로 그것이 행복에 필수적,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가난에 의한 고통이나 부에서 따라오는 무력함 그 사이 어디쯤, 순간적인 쾌락이나 끝나고 나면 공허해져버리는 타인이나 외부에 의한 자극에 맹목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홀로 있는 시간도 충분히 풍요롭게 채울 수 있는 삶. 무게 중심이 소유나 타인, 주변 관계에 있지 않고 적당한만큼 스스로에 있는 것. 나는 그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중이고 충분히 잘 하고 있는 듯하다. 결국 이렇게 길게 적어두고자 하는 바는 스스로에 대한 칭찬과 다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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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27
인간의 행복, 그러니까 인간의 전체 생존 방식에서 중요한 것은 인간의 내부에 존재하거나 거기서 일어나는 것임이 분명하다. (…) 각자 살아가는 세계는 무엇보다 그의 세계관에 의해 좌우되므로 생각의 차이에 따라 달라진다. (…) 살면서 인간에게 일어나고 닥치는 일보다는 그 일을 어떻게 느끼는지, 즉 모든 면에서 감수성의 종류와 강도가 문제 되는 것이다.

p.37
내면의 부가 충분해서 자신을 지탱하기 위해 외부의 도움이 그다지 필요 없거나 전혀 필요 없는 사람이 가장 행복하다. (…) “모든 일에서 각자는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되돌아가게 되어있다”

p.59
우리의 행복에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며, 건강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우리를 유지하게 해 주는 수단, 즉 아무 걱정 없이 마음 편히 살아가는 것이다. (…) 각자 현실적으로 자신의 견해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지 타인의 견해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단순한 진리를 깨닫는 것이 행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독서는 남의 생각을 따라가게 되는 것이니 무조건 많이 읽는 게 좋은 게 아니라 독자적 사고를 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더 노력이 필요하겠구나 싶다. 안그래도 한 권이라도 깊이 있게 남는 독서를 해야겠다 했는데. 이제는 여러 권을 읽는 것보다 한 권이라도 잘 소화하는 데 초점을 둬야겠다.

*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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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버지니아 울프 - 한 사람의 인생이 모두의 이야기가 되기까지
수사네 쿠렌달 지음, 이상희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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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글을 쓰려면 돈과 자기만의 방을 가져야 합니다.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쓰세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그 글이 영원히 기억될 가치를 가질 것인지, 단 몇 시간 만에 잊힐만한 것인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20세기 모더니즘 작가로 <자기만의 방> 등 여러 유명 저서로 널리 알려진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를 섬세한 일러스트 그래픽과 함께 만나볼 수 있는 책. 중간중간 그녀의 저서에 담긴 문장들도 함께 삽입되어 있어 작품들을 읽어본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더욱 풍부한 감상을 할 수 있겠다. 사실 나는 그동안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작품을 제대로 접해본 적이 없어, 이 책을 통해 작품보다 작가에 대해 먼저 알게 되었다. 여성에게 주어져있던 제약을 끊임없이 고민하면서도 자기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던 그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특권을 가졌음에도 그 특권이 갖는 벽까지도 예민하게 짚어내고 사회적, 개인적 상황으로 겪은 여러 풍파에도 다시 일어나 글을 써낸 게 참 대단했다. 어릴 적 트라우마나 어머니의 사망 등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에는 얼마나 괴로웠을까 싶고, 그래도 그녀 곁에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 레너드(남편)와 솔직한 마음을 나누고 의지할 비타(연인)가 있어서 다행이었겠다. 꽤 크기가 있는 양장본 책에 일러스트들이 빼곡해 보는 재미가 있었고, 인용된 문장들이 나로 하여금 작품을 읽어보고 싶게 했다. (대표작 <자기만의 방> 부터 읽어볼까 싶다.) 요즘 읽던 책을 완독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나름 가볍게 그림도 보고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입문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추천해도 좋을 책이다. 


 * a.b.c 서포터즈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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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하시대 - 당신은 게으른 게 아니라 진심으로 지쳤을 뿐이다
로라 판 더누트 립스키 지음, 문희경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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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은 얼마나 바쁜지. 서울살이는 더더욱 그렇다. 점점 빨리빨리에 익숙해져 무언가 느리게 음미하는 여유는 커녕 볼 일 끝났으면 바로 이동해서 그 다음, 다음 일로 넘어가버리는 일상. 이것저것 멀티태스킹으로 뇌를 혹사시키고나면 저녁에는 방전되어버리고, 주말에 친구와 카페에 갔을 때는 채 30분이 지나지 않아 음료를 바닥내곤 자리를 뜨고 싶은 마음이 든다. 친구는 왜 그리 급하냐며 핀잔이지만 내겐 이게 너무 익숙해져버린 탓. 일에 치여 살다 가끔 번아웃도 오는데, 쉬는 날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보내버리곤 한다. 큰일이다. 


 이 책에서는 과부하에 대해 개인적, 사회적 원인을 짚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말한다. 유전적 이유, 만연한 사회 혐오와 제도적 억압, 수면과 외로움의 문제, 인간관계와 경제적 스트레스 등 어느 하나 쉬운 것 없는 현대인의 삶에는 과부하를 일으키는 많은 요인들이 즐비한다. 힘든 삶이지만, 그래도 이겨내며 살아가야 할테니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제시된 해결책 중 몇 가지를 남겨본다. 


 먼저, 무기력에 빠져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을 땐, 작은 일부터 시작하라. 쉽게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성취감을 쌓아나가는 것. 이건 정말 살아오면서 힘든 나날들에 파묻혀 힘이 없을 때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다. 정말 싫고 귀찮아도 한 끼 밥을 잘 챙겨 먹고 나서, 그래, 잘했다- 스스로 칭찬해주고, 피곤한 몸이라도 이끌고 산책 나가서 시원한 공기 한 번 쐬어주고, 나오길 잘했다- 생각하고. 할까 말까 고민하던 건 두려워도 실행에 옮겨보고 결과가 어떻게 되건 감내해본다. (결과가 안좋았을 땐 어쩔 수 없이 일정 시간 더 힘들지만 어쨌든 결국엔 안하는 것보단 나은 선택이었겠지- 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어느 지점에서 아무렇지 않게 되는 순간이 올 때가 있다. 


그리고 하루의 시작인 아침을 지키기. 아침에 일어나 바로 스마트폰이나 티비 뉴스를 보는 것보다, “부정적인 생각이 마구 떠오를 때면 감사할 일 세 가지 찾아보기”라거나 “두려움이 나를 덮칠 때 영감을 주는 사람을 한 명 떠올리기”와 같은 구체적인 구호들을 생각하는 아침이 훨씬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또, 중독적인 스마트폰에서 어느 정도 거리 두기. 현대인으로선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무의미한 시간을 흘려보내버리고 괜히 잘나보이는 타인의 sns 속 모습과 현실 속 자기를 비교하며 우울해하는 건 좋지 않으니, 어느 정도의 절제는 필요한 것이다. 


이외에도 해결책으로 언급되는 내용에는 자연, 동물과 가까이 지내기, 감사하는 마음 갖기, 의도적으로 선택하기,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이해하기, 단순해지기 등 뻔한 이야기지만 실천할 때 정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물론 의식적으로 그런 행동들을 이어나가기 어려울 수 있지만, 그럼에도 지친 나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건 스스로 챙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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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기획자의 시선 - 브랜딩 실무자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양봄내음.권병욱 지음 / 유엑스리뷰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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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을 하려고 생각하면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데? 가 먼저 나오는 막막한 마음에 공감하여, 브랜딩을 ‘오늘날의 브랜딩’으로 재해석, 재구성해 선보인 책. 어느 순간 딱! 영감을 받아 섹시한 컨셉이 나오는 게 브랜딩이 아니냐- 하는 오해를 풀어나가는 것부터 시작해 브랜드와 브랜딩에 대한 개념을 바로 잡고, 기존 브랜드를 이해하는 것부터 실습을 해볼 수 있도록 워크숍 단계를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파트마다 관련한 활동과 질문들을 짚어볼 수 있도록 Activity 장이 있는 것도 정말 실무자를 위한 책이구나- 싶다. 그동안 몇 가지 브랜딩에 관한 책을 읽어봤지만, 핵심은 있으나 적용하기에 다소 두루뭉술, 성공한 브랜딩 또는 실패한 브랜딩 사례들을 접하기에 그쳤던 것 같기도 한데 이 책은 좀 더 세세히 실습을 도와주는 것 같아서 추천할만하다. (그리고 이미지 삽입을 너무 잘 하신 것 같은 게, 적재적소 예쁜 이미지들이 또 책을 더 멋있게 느끼게 만드는 요소들 중 하나다.) 책에서 조언하는 내용을 우리 회사에도 적용시켜 차용할만한 것은 차용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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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사랑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모든 것 - 진화인류학자, 사랑의 스펙트럼을 탐구하다
애나 마친 지음, 제효영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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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무엇인가. 옥시토신과 세로토닌, 도파민과 같은 신경물질의 혼합인가? 이 책은 사람이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데 일어나는 변화에 관해 과학적인 면에서 설명할 수 있는 갈래들을 짚어 이야기한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끌림을 느낄 가능성이 높은 것, 유전자가 사랑에 미치는 영향, 종교와 신에 대한 사랑, 통제와 구속의 욕망 등등 다방면의 측면에서 각 소주제별(생존, 중독, 애착, 우정, 개인, 사회, 독점, 신, 통제, 동기)로 사랑이 갖는 특징들을 설명한다. 애착 관계를 기반으로 부모와의 관계, 이성적 연애, 신과의 관계까지도 살펴볼 수 있다. 


 흥미로웠던 건 모성애와 부성애의 생물학적 변화 차이. 엄마는 변연계가 활성화되어 아이에게 애정을 쏟아 돌보는 존재임을, 아빠는 신피질이 활성화되었는데, 이는 복합적 사고와 과제를 해결하고 계획을 세우는 데 필요한 사회적 인지능력과 관련된 영역이라, 아이의 시선이 세상을 향하도록 독자적 자립심을 기를 수 있게 가르치고 격려하는 책임을 담당하게 되는 거라 한다. 또 사랑하는 사람과 곁에 있으면 혈압과 체온, 심장박동이 같아진단 것도 신기했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굶주림이나 갈증, 피로와 같은 욕구와 더 비슷하다고 한다. 감정보다 훨씬 범위가 넓은 개념이라고. 하긴, 그런 것 같다. 무엇 하나로 설명하기 어려운 다양한 감정들이 딸려있으니. 


간만에 과학교양수업 같았던 책. 학부때 이런 사랑에 관한 수업은 안들었었는데, 만약 들었다면 이 책에 있는 내용이 있었지 않을까 했다. 가끔은 어렵고 가끔은 재밌고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측면에서 익숙하다 생각하던 것을 바라보는 경험은 꽤 흥미로웠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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