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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삶을 위한 경제학 - 주류 경제학이 나아갈 길에 관하여
로버트 스키델스키 지음, 장진영 옮김 / 안타레스 / 2021년 5월
평점 :
로버트 스키델스키의 책 <더 나은 삶을 위한 경제학>은
주류 경제학으로 인정받고 있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에 대해 분석하고
그 문제점을 드러내어 이후의 경제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제시하고 있다.
2008년의 금융위기 등을 통해서 사회가 가지고 있는 모순들,
소수의 권력이 가진 부와 특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써의 시장과 경제학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현상으로 등장한 팬데믹 전염병과
이로 인해 발생하게 된 경기 침체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양적 완화가 다시 큰 논쟁이 되었다.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시장에 있던 돈은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투자처를 향해 계속해서 이동하게 되었고
이 과정 속에서 거대 기업가의 발언으로 요동치는 가상화폐의 가치가 등락하는 모습이나,
거대 금융사가 공매도를 하는 과정에서 본래의 기업분석에 대한 근거는 희미해지고 개인 투자자와 경쟁하는 모습들은
주류 경제학이 이야기하는 '합리적 결정을 하는 인간'에 대해 근본적인 의심을 해보게 만든다.
주류 경제학이 전제한 내용을 무시한다면 주류 경제학을 이용한 논의는 불가능해진다.
때문에 로버트 스키델스키의 책은 애초에 잘못된 전제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신고전주의 경제학을 근본에서부터 분석하여, 방법론으로써의 부족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경제학이 인간의 행동을 예측해내려는 물리적 접근, 다른 학문과의 협업의 부족들을 날카롭게 꼬집는 한 편,
신고전주의 경제학이 전제한 인간의 합리성과 욕구를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관점을 포함하여 보다 넓게 들여다보고 있다.
그리하여 주류 경제학인 신고전주의 경제학을 향해 잘못된 모델이 만든 잘못된 법칙이라는 신랄함으로
그 문제들을 분석하며, 이후의 경제학이 나아가야할 심리학, 사회학, 윤리학과의 협업을 강조한다.
책은 노학자가 그의 내공을 가득담아 써내려갔기 때문에
단순히 신고전주의 경제학이나 그 문제점에 대한 서사적 소개를 훨씬 뛰어넘고 있다.
경제이론이나 모델에 대한 잘 정리된 서술은 아니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서는 쉬운 책읽기도 가능하겠으나
주류 경제학을 통찰하는 과정에서 이후의 경제학이 나아갈 길을
사회적, 윤리적 관점을 활용해 서술해 나가기 때문에 그 깊이가 굉장하다 할 수 있겠다.
이는 역시 저자가 활동해온 정치적, 경제적 배경과 그의 저술, 이전에 저술한 <존 메이너드 케인스 전기>의 연장선상이라 할 수 있겠다.
신고전주의 경제학, 혹은 이를 공부하는 경제학도, 이를 경제모델로 활용하는 기관이나 국가 뿐만이 아니라 독자 개인에게도
신고전주의 경제학이 전제했던 인간의 합리성을 다시 들여다보는 귀한 책읽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