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인사이드 아웃 보고 울었잖아 - 어른이 된 우리가 꼭 만나야 할 마음속 주인공
이지상 지음 / 북서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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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 제목을 본 순간..아이들과 함께 영화관에서 봤던 인사이드 아웃 2 생각이 났다. 

아이들과 볼 영화를 선택하다가.. 아이들을 위한 영화라고 생각이 들어 영화 티켓을 예매하고 온 가족이 영화관에 갔던 기억이 난다.

특히 ... 내가 인사이드 아웃 2가 내 머릿 속에 많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영화 속에서 주는 메세지가.. 내 마음 속에 숨어 있던 여러 감정의 내가.. 울컥 했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책을 받아 들고.. 몇일 동안 아이들 학원을 기다리면서 조용히 읽어 나갔다.


누구나 동굴이 필요하다. 이 말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나도 동굴이 필요한 사람이고 그것을 잘 알기에 신랑이든 아이들이든 자신만의 동굴로 들어 갈 때에는 편히 쉴 수 있도록 배려하는 편이다.

나만의 조용한 동굴은.. 가족들이 일터로 학교로 가고 나서.. 집안 청소를 하고 조용한.. 침묵만 흐르는 오전 시간이다.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고 그냥 나는 차 한잔과 멍하게 앉아 나만의 시간을 보낸다.

그것은 유일한 나를 충전하는 시간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 날 내게 일어난 일들.. 앞으로의 계획들.. 그리고 내 마음속의 여러 감정들을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시간이다.

이처럼 지은이도 누구나 자신만의 동굴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동굴에서의 시간은 우리를 성장 시키고 나를 더 깊게 이해하는 시간이 된다고 말을 한다.

사실.. 나도 내 자신이 동굴이 필요한 사람이다 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은 약 4~5년 정도 된 것 같다. 현재의 삶보다는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 가지기위해 나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바쁘게 앞으로 달리기만 했던 것 같다. 그러다.. 엄마가 아프시고 하늘나라에 가시면서 많은 생각을 했고 지금의 나를 더 자세히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누구나 내면 안에는 어린 왕자가 살아가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어릴적 내모습은 조금씩 사라지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어른스럽게 행동해야해. 나이값을 해야한다라는 말처럼 내 마음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만 먼저 생각하면서 살아 왔던 내모습이 떠올라 또 눈물이 났다.

나는 내 감정보다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먼저 생각하면서 살아왔구나. 

스스로 힘들었으면서 말이다. 우리의 내면 세계는 지금 이렇게 리뷰를 쓰는 순간에도 여러 감정들이 내 마음속에서 소리를 내고 있다.

나는 분명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있는데.. 내면의 나는 계속 여러 감정과 여러 말들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인사이드 아웃에서 라일리의 마음속에서 여러 감정들이 충돌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들었다. 나는 왜 슬픈 것을 슬프다고 아픈것을 아프다고 말을 하지 못하고 살아왔을까...


책을 읽으며 지은이가 아버지를 잃은 내 마음을 위로하던 때를 떠올리게 했다는 글은..또다른 나의 일화가 생각이난다.

엄마를 잃고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였다. 그런데 마냥 슬퍼할 수도 없었다. 내겐 나보다 더 아파하는 남동생이 있었고 아버지가 계셨다.

나는 더 씩씩해져야만했다. 그리고 나에게는 외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은 사랑스러운 나의 아이들이 옆에 있었다.

엄마가 하늘나라에 가고.. 그해 여름이였던 것 같다. 말이 늦게 터진 우리 아들은 모든 감정들을 말로 표현하는 것을 힘들어 했던 아이였다.

그날.. 집앞에 음악분수에서 놀이를 하는데.. 또래 친구들이 할머니 할아버지와 신나게 놀고 할머니 하고 뛰어가는 아이를 보더니..

그 말을 잘 못하는 아들이 그자리에서 펑펑 울기 시작했다.

신랑과 나는 아이가 갑자기 잘 놀다가 울어서 당황했는데.. 울면서 하는 첫 마디가.. "할머니 보고 싶어.. 할머니.." 이말이였다.

그 말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랬구나. 너도 힘들었구나. 말을 안해서 엄마가 너의 내면을 살펴주지 못했구나.

엄마만 힘들다고 생각했구나....

나의 내면 아이의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그 때의 감정과 아픔을 나는 책에서 처럼 마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어머니의 부재에 대해서 입밖으로 꺼내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나의 슬픔이 조금씩 엄마와의 좋은 추억들이 더 많이 기억되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내면은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과도 이제는 외할머니와의 추억들.. 내가 어릴적 엄마와의 좋았던 에피소드.. 함께 나누려고 노력중이다.

마흔이 넘으니.. 삼십대 때 내가 보지 못했던 것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예전의 내모습을 가지고 살아가는 주변 지인들을 보면 조금은 안타깝다고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들도 나처럼 큰 아픔이 없을 때.. 자신의 내면을 알아주고 타인의 내면도 배려하는 삶을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나의 내면을 조용히 들여다보니 아이의 내면도 신랑의 내면도 어떨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삼십대 때의 아내로서의 내모습 보다는 지금의 내모습이 조금은 한결 편안하다.

엄마로써도 그렇다. 아이에게 왜 용기를 못내! 왜 발표를 못하니? 왜 먼저 다가가지 못해? 이런말을 자주 했다면..

용기라는 내면에는 불안이라는 내면도 함께 있기에.. 그 감정을 나도 잘 알기에.. 아이의 감정을 공감해주고 포옹해주려 노력했던 것 같다.

아마 지은이도 나와 같은 마음이 들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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