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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3 :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 불타는 사막에 피어난 꽃 ㅣ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평점 :
드디어 실크로드 3부작이 끝났다. 내 맘대로 부르는 실크로드 3부작. 유홍준 교수님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쪽의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일본 편 4권 전권을 읽고 나서는 일본불교, 일본문화, 일본 역사에 관심이 생겨 무려 4번이나 방학에 갔다 왔을 정도니깐. 그것도 교토 나라만 말이다.
이번 실크로드 3부작도 역시 나의 식견을 더욱 널리 퍼지게 했다. 그렇기에 1권, 2권, 3권 나에게 다 소중하다.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게 된 것은, 교수님의 책은 답사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아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다. 큐레이터, 뭔가를 설명하는 자 앞에는 맨날 우글우글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나. 그것처럼 나도 책을 읽으며 함께 실크로드 여행을 다녀온 것 같았다. 다양한 교수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다양한 직업군에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여행을 다녀온 것 같았다. 그것이 교수님의 답사책의 진수가 아니겠느냐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다시 한번 생각의 환기를 했던 부분은 바로 쿠마라지바와 현장 스님을 다루는 것이었다. 불교학을 공부하면서도 쿠마라지바와 현장 스님이 대단한 분인 거는 다 알고 있지만, 왜 그렇지? 라는 의문이 있었다. 물론 나의 무지함과 공부를 안 했기 때문이나, 책을 보며 다시 한번 쿠마라지바의 위대함을 깨달았다. 직역이 아닌, 의역해내다니, 게다가 현장 스님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직역을 탐구하고 싶어서 인도로 떠나다니. 그 당시에. 이것은 진정한 신앙 탐구자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는 이러한 무서운 곳을 뚫고 가는 것은 돈과 신앙, 그리고 사랑이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책을 보면서 동의를 하게 되었다. 두 스님의 행보는 결국 신앙의 탐구자이자, 진보된 미래로 나아가는 데에 큰 역할을 하신 것과 동시에 불교라는 종교가 세계 4대 종교의 하나의 축으로 성장하게 되게 되는 것이 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인도라는 한정적인 공간에서 끝나고 사라진 것이 아니라(물론 현재의 인도는 힌두교국가가 다 되었지만) 한, 중, 일, 베트남을 포함한 아시아 전반에 불교의 뿌리를 내리게 했음은 틀림없다. 또한, 법현과 혜초스님도 다루고 있다. 불국기를 쓴 법현 스님, 우리에게 잘 알려진 왕오천축국전을 쓴 혜초스님. 이 두 분은 동아시아 불교 역사 중에 언제나 등장하시는 분들인데, 그분들이 행하신 발걸음 하나하나를 나도 함께 책을 통해서 걷을 수 있게 되었다.
답사가 그냥 만고강산 유람하는 여행인 줄 아니? 자료를 조사하고 세상을 새롭게 인식한다는 점에서 '답사학'이에요.
라는 문장을 보고서 아! 깨달았다. 답사의 이름하에 여행을 다녀온 적은 있어도 진정한 의미에 답사는 가보지 못했다. 가고 싶다. 떠나고 싶다. 새롭게 인식한다는 것. 참 중요하다. 기존까지 우리가 무지했던, 편견에 갇혀있던 부분에 망치를 땅! 하고 부시는 것이기 때문이다. 책상에서 책을 자주 본다 해서 전혀 깨부숴지지 않는다. 발걸음 하나 하나 걷고 걸어 실제를 봐야 한다. 많은 이들이 답사를 떠나고 있는 이유가 그것이 아닐까. 내 눈으로 직접 보는 것. 현장을 보는 것. 나 역시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계속 떠난다. 어디로든 말이다. 블로그에도 '홀로 뚜벅史'카테고리에 그러한 작업의 요소를 올리고 있고.
베제클리크 석굴을 보면서 참담함이 제대로 느껴졌다. 이렇게 훼손을 해놓다니. 마음이 아플뿐더러 화도 났다. 결국 이것은 우리 모두의 불행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함께 누리고, 보고, 탐색하는 작업조차 못 하게 만들어버리고, 그들'만'의 역사를 만들어내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참담하다.
베제클리크 석굴 제20 굴의 <서원도> 사진을 보며 너무 아름다웠다.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중앙아시아실에서 다양한 유물을 만날 수 있다. 나 역시 거기서 인상 깊은 작품도 베제클리크 석굴 제 18 굴에 있었던 <천불도>이다. 책을 보기 전에 이미 인상이 깊었던 작품이 책을 통해서 이제 머릿속에 똑똑히 새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