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인식 - 일본은 아시아·태평양전쟁을 어떻게 기억하고 인식하는가 히토쓰바시대학 한국학연구센터 번역총서 2
나리타 류이치.요시다 유타카 엮음, 히토쓰바시대학 한국학연구센터 기획 / 어문학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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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현대사를 다루는 책이라니. 너무 기대되고, 지식인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갈까 하는 마음에서 읽게 되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전쟁을 어떻게 기억하고 인식하는가 하는 문제의식 속 기획되었다고 하니, 전문성은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일간의 역사 문제의식의 차이를 다루는 부분을 개인적으로 궁금해하기도 해서 그 부분은 꼼꼼히 읽기도 했다.


각종 신문에서 진행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해서, 최근 일본인들이 전통이탈보다는 전통지향을 한다. 그래서 잃어버린 동질성을 전통에서 찾아서 보수성을 강화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보고서는 와. 정말 놀랍다고 생각했다. 전통지향을 통해 보수성 회복이라니. 생각이 뛰어나다. 최근 일본에서 사는 사람이 그린 웹툰을 종종 보는데, 일본만이 이런 문화가 있대~ 이러는데 우리도 있는 문화이고, 일본인만 그런데~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도 그런 사람이 많은, 그런 느낌이 많다고 한다. 스스로의 우월감을 통해서 남들을 반대하고 혐오하는 것. 이 역시 다음 부분에 나온다. <일본 긍정론을 통해 혐한/혐중의 이미지를 강화해, 스스로의 만족감만 높아지는 것을 표명한다>와 같이 말이다. 보수성이 강화되어 전통지향의 사회, 스스로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어서 우월성만 가득해지는 사회, 그것이 일본의 진정한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정말 앞에서는 스미마센을 하고, 뒤에서는 뭘 이야기할지 모르는, 즉 국화와 칼의 나라이다. 정말.


책에서는 역사수정주의를 다루고 있다. 아베 정권이 들어서면서 확실히 대두되고 있는 이 문제. 영화 <주전장>을 보면 이 문제에 대해 잘 살펴볼 수 있다. 꼭 시간이 되면 이 영화를 보면 좋겠다. 일본인들의 심각해지는 사상 문제인, 역사수정주의. 극우화되는 일본 정치판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던 영화이다. 물론 책에서도 잘 다루고 있다.


책에서 '위안부'관련 파트에서 마무리멘트로 한게 인상에 깊게 남았다. "현재 한일관계의 위기는 구조적인 위기가 아니라 정치적인 위기이다. 현명한 결단과 적절한 노력이 있다면 위안부 문제 해결로 나아갈 수 있으며, 한일관계는 엄동설한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여성인권운동가인 이용수 선생의 생각 역시 비슷할 것이다. 한일 간 학생 역사교육 및 교류가 꾸준히 필요하다고 말씀하신 것 처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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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노동 이야기
오승현 지음, 안다연 그림 / 개암나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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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 근로, 이 두 단어의 정확한 차이에 대해서도 뭔가 알 것 같기도 하면서도, 긴가민가했던 나.


22살이나 먹고서, 이러한 내용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 어이도 없으면서, 이만큼이나 노동에 대해 무관심한지 알게 된 책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내용에 대해 배우지도, 가르치지도 않는 한국학교 교육 현실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겨버렸다.


책은 담백하고, 깔끔하게 노동이라는 현실적인 것에 직접적으로 다가간다. 이러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야기별로 논거를 다루면서 노동이 중요한 이유를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자본과 노동이라는 자본주의 사회를 구성하는 거대한 두개의 수레바퀴를 우리가 잘 운영할수있어야한다는 느낌. 그리고 개인과, 사회, 국가가 서로 맞물려 있음을 깨닫고, 서로 소통하고 돕고, 잘 일꿔내야한다는 것. 


"그러나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가는 사다리가 아니라 빠져나올수없는 덫에 가깝답니다". 라며 정규직 변환비율을 근거로 댄다. 비정규직을 선택하는 단 한가지의 이유, 정규직으로 변환을 목표로 하는 많은 이들에게 현실을 직시하라고 말한것같다.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은 거기에 목숨을 걸고 있지 않은가. 참담한 현실이다.


"정규직이 비정규직에 갈 몫을 가로채는게 아닙니다. 비정규직 문는 정규지때문이 아니랍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다시 말해 을과 을이 갈등할 문제가 아니죠. 그렇다면 을과 을의 갈등처럼 생각하는이유가 뭘가요? 갑의 술수입니다. (중략) 자본은 을끼리의 싸움을 끊임없이 부추기죠."

우리가 다 알고있는 사실이지 않을까. 근데 그게 마음을 아프게 한다. 갑과 을의 싸움이 아니라, 을과 을의 싸움. 그것을 바라보는 갑의 비웃음이 느껴진다. 을은 서로 본인의 밥그릇을 가지고 경쟁한다고 생각하지만, 밥그릇의 크기를 늘려야할 갑은 쳐다도 보지 않는 이 상황.


"싸우는 자는 질수도 있지만, 싸움조차 하지않는 사람은 이미 진것이다. " 라고 이야기한 독일인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한 말처럼,  세상의 진보를 위해 끊임없이 우리는 투쟁하고 싸워야한다. 연대해야한다. 이러한 표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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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3 :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 불타는 사막에 피어난 꽃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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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실크로드 3부작이 끝났다. 내 맘대로 부르는 실크로드 3부작. 유홍준 교수님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쪽의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일본 편 4권 전권을 읽고 나서는 일본불교, 일본문화, 일본 역사에 관심이 생겨 무려 4번이나 방학에 갔다 왔을 정도니깐. 그것도 교토 나라만 말이다.


이번 실크로드 3부작도 역시 나의 식견을 더욱 널리 퍼지게 했다. 그렇기에 1권, 2권, 3권 나에게 다 소중하다.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게 된 것은, 교수님의 책은 답사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아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다. 큐레이터, 뭔가를 설명하는 자 앞에는 맨날 우글우글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나. 그것처럼 나도 책을 읽으며 함께 실크로드 여행을 다녀온 것 같았다. 다양한 교수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다양한 직업군에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여행을 다녀온 것 같았다. 그것이 교수님의 답사책의  진수가 아니겠느냐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다시 한번 생각의 환기를 했던 부분은 바로 쿠마라지바와 현장 스님을 다루는 것이었다. 불교학을 공부하면서도 쿠마라지바와 현장 스님이 대단한 분인 거는 다 알고 있지만, 왜 그렇지? 라는 의문이 있었다. 물론 나의 무지함과 공부를 안 했기 때문이나, 책을 보며 다시 한번 쿠마라지바의 위대함을 깨달았다. 직역이 아닌, 의역해내다니, 게다가 현장 스님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직역을 탐구하고 싶어서 인도로 떠나다니. 그 당시에. 이것은 진정한 신앙 탐구자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는 이러한 무서운 곳을 뚫고 가는 것은 돈과 신앙, 그리고 사랑이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책을 보면서 동의를 하게 되었다. 두 스님의 행보는 결국 신앙의 탐구자이자, 진보된 미래로 나아가는 데에 큰 역할을 하신 것과 동시에 불교라는 종교가 세계 4대 종교의 하나의 축으로 성장하게 되게 되는 것이 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인도라는 한정적인 공간에서 끝나고 사라진 것이 아니라(물론 현재의 인도는 힌두교국가가 다 되었지만) 한, 중, 일, 베트남을 포함한 아시아 전반에 불교의 뿌리를 내리게 했음은 틀림없다. 또한, 법현과 혜초스님도 다루고 있다. 불국기를 쓴 법현 스님, 우리에게 잘 알려진 왕오천축국전을 쓴 혜초스님. 이 두 분은 동아시아 불교 역사 중에 언제나 등장하시는 분들인데, 그분들이 행하신 발걸음 하나하나를 나도 함께 책을 통해서 걷을 수 있게 되었다.


답사가 그냥 만고강산 유람하는 여행인 줄 아니? 자료를 조사하고 세상을 새롭게 인식한다는 점에서 '답사학'이에요.


라는 문장을 보고서 아! 깨달았다. 답사의 이름하에 여행을 다녀온 적은 있어도 진정한 의미에 답사는 가보지 못했다. 가고 싶다. 떠나고 싶다. 새롭게 인식한다는 것. 참 중요하다. 기존까지 우리가 무지했던, 편견에 갇혀있던 부분에 망치를 땅! 하고 부시는 것이기 때문이다. 책상에서 책을 자주 본다 해서 전혀 깨부숴지지 않는다. 발걸음 하나 하나 걷고 걸어 실제를 봐야 한다. 많은 이들이 답사를 떠나고 있는 이유가 그것이 아닐까. 내 눈으로 직접 보는 것. 현장을 보는 것. 나 역시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계속 떠난다. 어디로든 말이다. 블로그에도 '홀로 뚜벅史'카테고리에 그러한 작업의 요소를 올리고 있고.


베제클리크 석굴을 보면서 참담함이 제대로 느껴졌다. 이렇게 훼손을 해놓다니. 마음이 아플뿐더러 화도 났다. 결국 이것은 우리 모두의 불행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함께 누리고, 보고, 탐색하는 작업조차 못 하게 만들어버리고, 그들'만'의 역사를 만들어내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참담하다.


베제클리크 석굴 제20 굴의 <서원도> 사진을 보며 너무 아름다웠다.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중앙아시아실에서 다양한 유물을 만날 수 있다. 나 역시 거기서 인상 깊은 작품도 베제클리크 석굴 제 18 굴에 있었던 <천불도>이다. 책을 보기 전에 이미 인상이 깊었던 작품이 책을 통해서 이제 머릿속에 똑똑히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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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기억할 것이 있다 인권운동가 박래군의 한국현대사 인권기행 1
박래군 지음 / 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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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시작함과 동시에 숙연함이 들었다. 아 책 잘샀구나.. 이런생각이 들었다. 아픔의 역사를 묻히지않게하고 새롭게 하나의 場으로 역할을 해주는것이 참 좋았다. 저자분께 감사함을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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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
이영채.한홍구 지음 / 창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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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에서 나온 역사 신간. 오랜만에 좋은 책을 읽었다. 제목 그 자체로 '완전 정복'이다. 어떠한 문제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고 한국과 일본의 우익들은 어떻게 그 문제를 바라보고, 현재를 꾸려나가고 있는지를 이야기해준다. 우리 스스로가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을 언급해주는 것도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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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행각 자체에 대해서는 섬세하게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문장을 보고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친일의 역사가 길지는 않지만, 그 이후의 우리 사회에 있어서 깊고 넓게 자리 잡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보고 제대로 기억하고 제대로 기록하는 것의 중요성. 개인적으로는 정동 이화여고 심슨기념관에 기록되어있었던 역대 총장의 목록 중에 친일반민족행위자이자 이화여대의 총장이었던 김활란의 업적을 제대로 적시하지 않았던 것을 보고, 안타깝다고 생각했다.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친일 행적을 한 역대 도지사들에게 친일행적의 표시를 남기는 행보와는 살짝 다른 행보랄까 나. 이러한 점이 우리가 다시 한번 이 문제를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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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된 지 벌써 75년인데 아직도 친일타령이나 할 수도 있습니다. 네, 안타깝지만 아직도 친일 타령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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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한국인, 재일조선인 문제를 다룬 것과 조선학교를 다룬 점은 인상이 깊었다. 이 부분에서는 현재 아베 내각이 행하고 있는 다양한 모순과 이해되지 않는 억지들을 더욱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고등학교 때 <쟁점 한일사>라는 책에서 재일한국인에 대해 간략하게 읽은 적이 있는데, 그것보다 더욱 확장되고 넓은 시각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조선학교를 언급해서 왜 우리가 조선학교를 응원해야 하는가를 알게 해 주는 책. 김복동 할머니께서 왜 조선학교에 후원하시고 응원하시는지를 이 책을 통해 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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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교토 여행에서 가봤던 남선사 뒤에 긴 오르막길 끝에 있었던 교토조선중고급학교가 떠오른다. 물론 그날이 공휴일이기에, 무작정 올라가서 정문에서 사진만 찍고 온 게 다지만. 인권을 가장 최우선으로 삼아야 함을. 정치적 이념과 정치 상황에 옭매여 가장 중요한 교육과 인권이라는 부분을 놓치지는 않아야 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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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한일의 연대를 언급한 점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참 좋았다. 특히, 자세히 알 수 없었던 일본 사회운동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알 수 있었던 것이 흥미로웠다. 그들의 실패경험은 무기력함을, 그리고 좁은 시각을 가지게 했지만, 그와 반대로 깔끔하고 정확하게 해당 문제를 공격하는 점으로 나아갔다는 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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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국가의 시민사회는 협력과 연대를 해야 한다. 많은 문제를 향해서, 다양하고 진보된 시각과 접근법으로 말이다. 우리 시민사회는 정확한 문제를 공격하는 점이 필요하다고는 보지만. 서로 안 보고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절대 정답은 아니다. 깨어나도록 교육을 하고, 깨어있도록 배우고 연구하고, 깨우침을 알릴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화합과 연대로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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