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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
류근 지음 / 해냄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류근 산문집. 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
어떤 슬픔에 대해서 천천히
이야기해보기로 하겠다.
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
그리고 함부로 인생에 져주는
즐거움.
- 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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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류근
출판 해냄출판사
발매 2018.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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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손을 잡고 함께
울어도,
백 명이 모여 함께 울어도,
천 명이 다 함께 모여
우우 울어도,
언제나 우는 것은 나 혼자 우는
것이었다.
그러니 괜찮다.
나
혼자 나 혼자서 내 울음을 다 울면 된다.
나 혼자 울면
된다.
어쩌지?
너무
좋다.
겁도 난다.
언젯적... 꽁꽁 싸매둔 줄 몰랐던 저 밑
슬픔까지
다 끄집어낼것만 같다.
근데
시원하다.
'아아 시바! 조낸 조낸
시바!'

희망을 기다리는 그대에게
팍팍한
일상을 견디는 그대에게
지난날을 돌아보는 그대에게
오늘도 휘청거리는
그대에게
여리고 상처받은 그대에게
김광석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의 노랫말을 쓴
<상처적 체질> 시인 류근
에세이
'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
5장에 걸쳐 나..왜..이렇게 맘이 시원하지??
하는 느낌만. ㅎㅎ

야야~ 걱정할 게 뭐가 있나. 그냥 착하고 진실하게 살면
되지...
엄마~ 제발 한심한 얘기 좀 하지
마세요.
그렇게 살아서 해결될 것 같으면 뭐가
걱정이겠어요?(시바)
제일 먼저 놀랐던
..
그도 그럴것이 맨 처음 접한
(시바)
그런데 이후로 계속되는 ..
너무도
솔직하여
내 일기장을 누군가 몰래 훔쳐보는 것 같은 느낌마저.
근데..감히..감성적인
부분이 너무도 비슷하다해도 될런지..
아무래도 이리 표현하면 안될것 같지만
이 말밖에
없다.
시원하다.
술술
읽힌다.
재미있기까지 하다.

인형 눈깔 72억 개 달아서 번 돈으로 일요일 오후의 서촌으로
간다.
초계탕집
자리가 날 때까지 27만 바퀴를 돌았으나 자리가 나지 않아 유료
주차장으로 갔다.
북쪽으로 2만 리 전방에 있는 유료 주차장으로 가서 차를
세웠다.
초계탕집은 2층이었는데, 계단에 사람들이 빼곡하게 줄을 잇고 있었다.
대공황
때 배급소 앞 풍경이었다.
군대 제대할 때, 다시는 줄을 서서 밥 먹지 않겠다, 고 결심한
바.
췌! 뭐 이 집 아니면 먹을 데가 없을까
봐?
가까운 곳에 '민어탕 개시'라고 서 붙인 집에
갔다.
아저씨가 메뉴판을 가져다주었다.
어?엇?억! 민어탕이 한 그릇에 4만
원
둘이 먹으면 8만 원.
돈 벌어서 다시 오마고 스위스
베른식 레스토랑으로 갔다.
처음 보는 제목의 음식들이 부가세 별도의 품격으로 뽐을 내고
있었다.
무더위 푹푹 정다운 문밖으로 밀려
나왔다.
애인이 인형 눈깔 72억 개 달아서 사준 삼선짬뽕을
먹으며,
선풍기 윙윙 돌아가는 서촌의 2층 중국집에서
땀을 18배럴 흘리며 일요일이 다
가는 소리를 들었다.
애인은 씩씩하게 대답했다.
내가
인형 눈깔 200억 개 달아서 반드시 민어탕 사주께
후식으로 우리 스위스 베른식 스테이크
먹자.
일요일 서촌 투어 끝.
시바.
공감가면 안되는거 아닌가 싶으면서도
어쩌지?
무더운 일요일 오후 근사한 데이트 삼아 서촌 길을 걷던 그 속에 두 남녀가 보이기까지
하다.
그럴싸한 데이트로 시작하지만
상대의 안쓰러운 쫌쓰러움에 어느때의 우리 부부가
겹친다.
들비..
때로는 나보다 세상을 백
배쯤 더 산 현자의 표정이 떠오를 때가 있다.
나는 그에게 밥을 주고 물을 주고 간식을 주는
사람이지만,
들비는 내게 따스한 눈길을 주고 마음을 주고 위안을 준다.
누가 봐도
확연히 내가 남는 장사다.
세월호 유족들 후원을 위해 손수 만들어 파는 밀랍초 몇
개를 사서 책장에 올려두었더니
들비가 툭하면 그 아래 매달려서 아주 간절한 표정으로 밀랍초를 바라보는 게
아닌가.
...
자식 잃고 추석을 지나는 마음들을 느낀
것일까.
들비도 느끼는 마음을 사람이 짓밟는 세상 살아내기 참 괴롭고 부끄럽다.
시바.

다 끝나도록 글마다
<over>를 대신하듯 '시바'를 달고 있는 이 책.
다 읽고 나니 뒤늦게... 초반부에 이런 당부가
있었음을 보았다.
저자 특유의 표현에 따라 맞춤법의
구어적 사용, 비속어 표현 등을 일부 허용한 부분이 있습니다.
저자의 집필 의도에 따라 비유와 상징, 은유, 픽션
등이 가미되었음을 밝힙니다.
난 모처럼 착착 감기듯
읽히는 책을 만나
참 많은 사람을 떠올렸던 것 같다.
건들면 안될것 같아 아물었는지
어땠는지 들여다볼 맘도 없는 상처.
그런것이 있었던 것도
같다.
자랑도 아니면서 같은 아픔을 지닌사람들끼리 패를
만들듯
푹 빠져 읽다 헤어나지 못할뻔 했던 책.
뭔가를
쓰고 싶은데 내 글이 너무 밋밋하여
남기면 내 오늘의 느낌이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기억될까 싶을때
대리만족으로 펴서
읽고프다.
이상하게 지독한 상처로 표현된 글인데 난
암울하지가 않다.
그게 류근이 말하는 슬픔의
연대인가?
내 감정선이 단조롭지 않다 싶은 사람은
읽어서 싫지 않을것 같다.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