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제인의 모험
호프 자런 지음, 허진 옮김 / 김영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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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연달아 읽고-
헉이 반했던 빨간 머리 #메리 제인을 떠올려본다.

'메리는 정말 삼촌들이 가짜라는 것을 몰랐을까?'
'헉을 못 믿던 조애나를 메리는 그렇게까지 매몰차게 대해야먄 했을까?'
'천방지축 헉이 메리에게 푹 빠진 이유는 어떤 것일까?'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겨우 30여 쪽에만 등장하는 메리제인.
메리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했던 호프 자런은 작품 속 메리를 주인공으로 새로운 소설을 써 내려간다.
고전을 재해석하면서도 그 자체로 독자적 완결성을 띤 여성 문학!!
<메리 제인의 모험>은 이렇게 탄생하게 된 소설이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읽으며 메리에 대해 궁금했던 점들은,
<메리 제인의 모험>을 읽는 내내 "어머어머" "아하" 를 수백 번 외치며 해소되었다☺️

어쩜 이리 쫀득한 서사를 깔았을까.
작가는 정말 천재인가 보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메리는 맏이였는데, 1832년생 메리 제인은 자매가 없는걸? 사촌도 언니가 있는걸?
처음 가계도를 보며 품었던 의심이 책을 읽을수록 감탄으로 바뀌었다.



이 '지도'와 '가계도'를 계속 들춰보며,
어느새 나도 메리처럼 미시시피강을 따라 모험을 떠나고 있었다.

이모의 편지가 평화롭던 메리 제인의 인생을 뒤바꿔 놓았다니.
엄마의 단단함도, 이모의 다정함도, 메리에게 놓인 환경이 메리를 더 강하게 만드는구나.
엄마, 이모보다 더 당차고 현명하게 성장할 수 있게 메리를 살뜰히 챙겨준 걸리니언호 선장님도 멋졌다.

'나는 어떤 어른일까' 곱씹으며 메리를 응원했다.


*간병은 고맙다는 말을 들으려고 하는 게 아니야, 메리 제인. 해야 할 일이니까 하는 거지. 감정은 감정이고, 간병은 간병이야." -37p
*'틀렸어요, 로빈슨 선생님. 저는 이 사람이 악마보다 싫어요. 하지만 감정은 감정이고 간병은 간병이죠. 두 가지를 구분해야 제대로 할 수 있어요.' -350p

*친절하게 군다고 돈 드는 거 아니란다, 치키. (중략) 우리가 베푸는 친절이 그 아이에게는 마지막일지도 몰라." -124p
*친절하게 군다고 돈 드는 거 아니잖아. 예전에 누가 그러더라고요." 내가 선장님에게 상기시켰다. -244p


*엄마는 돌아보지 않았다. 사랑해라고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쩌면 엄마의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엄마의 사랑은 신뢰하지도 않는 사람한테 나를 맡기지 않고 직적 세례를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죽을 만큼 아플 때 다시 회복시켜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백랍 주전자에 끓인 물을 못 마시게 하고 마지막 남은 쑥국화 차를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70p

*"너 혼자 최선을 다해보렴." (중략)
'너 혼자, 최선을 다해보렴? 내 '최선'이 저 아이들을 고아로 만들었어. 내 '최선' 때문에 우리는 이 끔찍한 남자가 사는 이 끔찍한 곳까지 왔어.' (중략)
그날, 내 안에 있던 작은 소녀는 죽었다. 스무 마디의 말이 그 소녀를 죽였다. 그리고 그 소녀만 죽은 게 아니었다. 그 소녀의 엄마도 함께 죽었다. 어머니는 여전히 살아 있었겠지만 이제 나에겐 '엄마'가 없었다. 나를 돌봐줄 사람도, 돌아갈 집도 없었다. -338,339p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 나는 스스로에게 계속 말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나는 선택의 여지가 있었고, 그래서 선택했다. 나는 가족을 안전하게 지킬 선택을 했다.
나는 최선을 다했다. -358p

*나는 내 삶을 뒤돌아보고 또 앞을 내다보았다. 내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더 가고 싶은지를 생각했다. (중략) 그리고 고개를 들었을 때, 그의 불빛이 켜졌다. -460p


<메리 제인의 모험>은 그냥 읽어도 재미나지만,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같이 읽으면 훨씬 더 풍성한 흥미진진함을 느낄 수 있다👍🏻

포크스에서 그린빌까지.
다시 세인트피터즈버그까지.
메리가 헉을 다시 만나기를, 헉과 남은 생을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책을 덮게 된다.


더불어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 등장했던 노예 짐(제임스)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제임스>도 출간되었다.흑인 노예 시선에서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볼 수 있다.
메리 역시 걱정했던 흑인 노예 모녀 슈가와 캔디도 다시금 떠오른다.

<메리 제인의 모험>을 집필하며 미국의 노예 제도와 인종 차별의 역사를 연구하고,
미시시피강 유역과 선박회사, 제재소 박물관, 국립공원 등을 방문하고 인터뷰하며 자료를 수집한 호프 자런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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