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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유럽사 - 유럽을 만든 200년의 이야기
데이비드 메이슨 지음, 김승완 옮김 / 사월의책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18세기 유럽, 프랑스에서 시작된 계몽사상과 구체제의 종말은 주변 유럽국가을 넘어 멀리 서구 사회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혁명의 끝무렵 군대를 이끌고 유럽 여러 대륙에 민주주의와 계몽의 씨앗을 퍼뜨린 나폴레옹을 기억할 것이다.
그 후 경제적 영역에서 바람이 일으킨 산업혁명은 장차 20세기까지 이어질 현대산업화의 초석이 되어 도시화와 자본주의 사상의 근간이 된다. 이런 산업화는 영국을 기점으로 전세계적으로 번져나가 엘리트층에게는 편리함을 노동자계급에게는 무거운 빈곤을 가져다준다. 경제불황과 정치적 이념의 충돌이 원인이 되어 일어난 1848년 프랑스의 혁명은 또다시 유럽대륙을 휩쓸고 민족주의 사회주의 출현이 다가옴을 예비하듯 좀처럼 식을 줄 모르는 열기를 내뿜었다.
이러한 자본주의의 폐혜를 비판하고 완전평등을 주장하며 나타난 사회주의자 마르크스는 '공산당 선언'과 '자본론'을 잇달아 발표하며 지식인들과 하층시민들의 지지를 한몸에 받고 사회를 열광시키지만 그 자신은 그 이념의 절정을 보지 못한채 떠나게 된다. 또한 사회다윈주의는 찰스 다윈의 이론 '다윈주의'를 바탕으로 인간사회에서의 우월함, 적자생존이 적용됨을 강조하여 우생학과 극단적 민족주의로 발전해 훗날 유럽의 그릇된 제국주의 정신의 뿌리 이념이 되었다. 민족주의는 이탈리아, 독일의 통일에 크나큰 이바지를 하게 되지만 오히려 그러한 사상은 20세기 이후 탈식민지화에 불씨를 당기는 근본적인 이념이 되기도 한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는 그야말로 유럽열강의 세계점령게임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쟁탈전과 아시아침략 등으로 각 식민지의 전통과 종교, 주권 등은 싸그리 짓밟혔고 이들 민족주의가 원인이 되어 일어난 싸움은 발칸반도를 중심으로 급기야 제1.2차 세계대전이라는 씻을 수 없는 인류 전체의 학살, 그리고 대량 핵무기 사용이라는 참극을 부르기에 이른다. 그 중심에는 각국의 동맹과 협상관계로 얽힌 시스템적 문제와 유럽사회 깊이 뿌리내린 제국주의와 우월주의가 있었다.
전쟁 중 러시아의 경우 사회와 경제면에서 공산주의 요소가 범람하고 마르크스주의에 의거한 레닌과 스탈린이 중심이 되어 전체주의 사상에 온나라가 허덕였으며 무솔리니와 히틀러 정권에 의한 파시즘이 독일과 이탈리아를 지배하고 있었다. 종전후 미국과 소련의 영향을 받아 각각의 헤게모니 장악으로 유럽은 동서로 갈리어 한동안 냉전체제를 이루어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태에 빠진다. 하지만 인도를 비롯한 동남아, 소련에 예속되있던 국가들이 하나둘 독립을 선언하면서 채 수십년이 되지 않아 전세계에 제국주의의 의한 식민지는 종말을 고하게 되고 이른 바 전세계민주화 사회가 도래하게 되었다.
과거 전쟁이 잦았던 유럽 사회는 이제 유럽연합으로 국경없는 유럽을 목표로 미국을 넘어 세계 초강대국가들의 모임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복지, 교육, 의료 등의 전반에 있어 선진국의 모범이 되고 있다.
학창시절, 사회시간과 세계사 강의 시간에 배웠던 단순 암기과목으로서의 역사는 지루하기 그지 없었지만 그 원인과 결과 그리고 과정을 들여다보며 이해해나간다면 역사는 너무나도 흥미롭고 의미있으며 나와 상관없는 얘기가 아닌 커다란 교훈을 주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오늘날의 유럽사회의 번창과 근대사를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