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 클럽
클레어 풀리 지음, 이미영 옮김 / 책깃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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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볼일 없지만, 별의별 일이 다 벌어지는 요절복통 인생들의 유쾌, 상쾌, 통쾌한 반란. 읽는 내내 ‘웃프다!’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를 만큼 유머와 감동을 다잡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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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 클럽
클레어 풀리 지음, 이미영 옮김 / 책깃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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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죽을수없는최고령사교클럽 #클레어풀리 #이미영 #창비교육 #장편소설



 

영국 런던의 작은 마을에 자리한 만델 복지관. 원래 이름은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에서 따왔지만, 간판에서 ‘a’가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만델 복지관으로 불리게 되었다. 간판을 새로 다는 것보다 이름을 바꾸는 것이 더 경제적이었기 때문이다.

노인 사교 클럽 첫날, 갑작스럽게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그 자리에서 은퇴한 교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던 폴린이 목숨을 잃는다. 한편, 지역 계획 부서는 복지관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고급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만델복지관은우리지역공동체의심장입니다

#복지관에는훌륭한유아원과_인기많은노인사교클럽이있습니다

 

*일흔이라. 일흔이라니. 정말로 그렇게 늙었다고? 그 사실이 다가오지도 않고 믿기지도 않았다. 대체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걸까? 그 모든 시간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p24>


*사람들은 대부분 흰머리를 나이의 상징으로 여기죠. 하지만 나는 아니에요. 나는 흰머리를 빈 캔버스로 여겨요. 일종의 도전이랄까?<p158>


*난 그 남자가 무슨 생각을 하든 전혀 관심 없어요. 중요한 건 당신이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느냐 없느냐예요.<272>


*당신을 아름답게 하는 건 그 주름이에요. 주름은 웃음과 지혜, 경험의 흔적이거든요.<p284>

 

<주요 인물>

리디아: 결혼하면서 자신의 성을 포기하고, 딸들이 태어났을 때는 직업을 포기했던 53세의 그녀가 지역 의회에 일자리를 신청하면서 노인 사교 클럽을 만든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며 남편의 외도로 인해 개인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프니: 디올을 입는 여자들은 어디에서도 울지 않는다는 강인하고 깐깐하고 괴팍한 70세의 멋쟁이, 정의의 여전사!!! 지기의 도움을 받아 인터넷 데이트앱에 프로필을 올리고 데이트 상대를 찾아나선다. 수년간 사진을 찍지않아 변변한 사진 한 장조차 없어서 윌리엄에게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한다. 지기의 딸을 돌봐준다.

 

아트: 연기에 대한 배고픔으로 도벽을 일삼는 75세의 단역 배우, 훔친 물건들을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획득하는 순간의 전율이 사라져 수치심을 일깨우는 달갑지 않은 존재들일 뿐이라서 옷장에 쳐박아버린다. 지난 10년동안 충동을 억누를 수 없을 때마다 눈에 보이는 것은 무엇이든 집어들었다. 각성제를 먹은 까치처럼...그러나 늘 소외된 사람들에게 마음이 끌린다.

 

지기: 고등학교 3학년생인 미혼부, 윈게이트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대학을 갈 준비를 한다. 그에게 만델복지관이 없어진다는 것은 아이를 돌봐줄 곳, 학교, 대학, 새로운 삶이 모두 사라진다는 의미이다.

 

루비: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뜨개질계의 뱅크시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50년 가까운 결혼생활 동안 사랑받고 있다고 느꼈지만, 갈색 피부를 가진 여성과 결혼한 아들을 용서하지 않은 시어머니의 냉대를 받았다.

 

애나: 장거리 트럭 운전사로 일했으며, 다섯 번의 결혼을 했지만 모두 사별했다. 머리색을 자주 바꾸고 바퀴달린 보행 보조기를 이용한다.

 

윌리엄: 아트의 친구이자 은퇴한 파파라치. 아기시절 그레나다에서 영국으로 이민왔다. 하숙집마다 개 사절, 흑인 사절, 아일랜드인 사절이라고 적힌 표지를 내걸던 시절에 초등학교에서 아트를 만났다. 한 소년이 윌리엄을 향해 바나나를 흔들며 원숭이 소리를 내자, 아트가 그 소년을 때려눕힌 이후로 70년동안 서로를 돌보며 지낸다.

 

성탄절을 앞두고 냉담한 의회 관계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복지관을 지키기 위해, 그들 모두 성탄극 공연을 준비한다. 각자의 재능을 한껏 발휘해 아트는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고, 윌리엄은 무대 장치와 홍보 사진을, 루비는 의상을, 리디아는 다과를 준비하며 모두 힘을 합친다. 그러나 성탄극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길을 비켜라! 우리 복지관을 구하라! 길을 비켜라! 우리 복지관을 구하라!”

 

#웬만해선죽을수없는최고령사교클럽 

별볼일 없지만, 별의별 일이 다 벌어지는 요절복통 인생들의 유쾌, 상쾌, 통쾌한 반란. 읽는 내내 웃프다!’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를 만큼 유머와 감동을 다잡은 소설이다

과연 만델 복지관은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은 각자의 삶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까? 다음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가제본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저자: 클레어 풀리

옮긴이: 이미영

출판사: 창비교육 @changbidu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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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되었을 뿐 설명할 수 없습니다 - 아시아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자 타고르 평전 아티스트웨이 1
하진희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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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되었을뿐설명할수없습니다 #하진희 #책읽는고양이 #타고르평전 #타고르 #노벨문학상



 

때로는 거친 비바람에도 흔들림이 없는 큰 나무 같았고, 때로는 아주 향기로운 꽃향기처럼 매력적이었으며, 때로는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하다가 가끔은 가까이 다가가기조차 어려운 성자의 모습으로 변했다. 하지만 그의 모든 말과 행동은 진실한 삶의 노래였다.” <p160>

 

조카인 인디라 데비의 삼촌에 대한 위와 같은 묘사는 어쩌면 타고르라는 인물을 가장 잘 보여주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시인이자 철학자, 음악가 그리고 작가였던 타고르는 1913, 시집 <기탄잘리>로 아시아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라빈드라나트 타고르는 186157일 인도 서벵골주의 캘커타(콜카타의 전 이름)에서 14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부유한 집안에서 유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한 그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해 몹시 외로움을 탔고, 학교 생활에도 적응하지 못해 열세살에 학교를 그만두었다.

 

타고르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14세 때 어머니를 잃었고, 그의 뮤즈였던 형수 카담바리의 자살, 아내는 2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며, 그의 다섯 자식 가운데 큰아들만 빼고 모두 단명하였다. 특히나 형수 카담바리의 자살로인한 상처는 평생 지워지지 않았다.

 

그는 형수 카담바리에게 헤카테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는데, 헤카테는 그리스 신화에서 선과 악을 관장하는 여신으로, 세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으며 세 갈래 길을 상징한다. 또한 밤과 달의 여신이자 마녀들의 여왕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녀의 사인은 아편 과다 복용이었다.

 

그가 영국인 친구에게 쓴 편지에는 카담바리에 대한 애절한 사랑과 그리움이 절절하다.

나의 여왕, 그녀의 죽음으로 나의 왕국이 무너져 버렸어요. 이제 그녀가 보여주었던 세상의 문이 닫혀버렸어요.”

 

또한 카담바리가 떠난 후 쓴 시에도 비통한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녀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가슴에 품은 채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오직 달을 쳐다보는 것, 그것 말고 어디서 위안을 얻었을까요? 그녀가 모두에게 준 사랑, 이제 어디서 그런 부드러운 보살핌을 받을 수 있을가요? 그녀가 누군가의 슬픔에 흘린 눈물, 이제 누가 그녀를 위해 울어줄까요?”<충분해, 충분해 중에서>

 

타고르의 작품을 읽다보면.....특히나 <환상><아기 도련님>.....슬픔에 잠식되어 맨발로 고속도로를 토할때까지 미친 듯이 달리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는데, 아마도 그의 작품 속에 스며든 이러한 애절한 감정은 그가 직접 겪었던 상실과 아픔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했던가. 타고르에게 아버지는 삶의 방향을 제시한 정신적 스승이자 그의 철학적 기반을 형성한 중요한 존재였다. 어린시절 아버지와 함께 떠난 여행을 통해 깊은 깨달음을 얻었으며, 그 경험은 평생 그의 자산이 되었다. 또한 교육 개혁에 힘쓴 것도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는 단순히 학문을 가르치는 공간이 아니라, 자유로운 사고와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

 

혼자 읽기 너무너무 아까운 책이다. 타고르를 중심으로 가족 이야기 또한 흥미있고, 그의 작품도 많이 실려 있다. 서평을 3회 정도는 남겨야 될 정도로 페이지마다 감동 깊고, 타고르 못지 않게 이 책을 쓴 저자의 언어도 너무너무 진짜 미치고 환장하게 아름답다. 타고르의 문체와 사상에 얼마나 깊이 몰입하셨는지...이 책을 쓴 저자가 타고르가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책의 제목만 봐도 <표현되었을 뿐, 설명할 수 없습니다>라니...눈물나지 않은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저자: 하진희

출판사: 책읽은고양이 @reading_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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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8세에 죽을 예정입니다만
샬럿 버터필드 지음, 공민희 옮김 / 라곰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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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38세에죽을예정입니다만 #샬럿버터필드 #공민희 #라곰출판사 #힐링소설 #영미소설 #휴먼드라마

 

지난 18년간 내가 했던 모든 일이 어제를 위한 거였거든. 난 당장 오늘 일도 생각해 보지 않았어... 한 치의 의심도 없었어. 그래서 난 인생을 특이하고 신나는 경험으로 가득 채운 거야. 여행도 잔뜩 하고. 젊은 나이에 죽을 운명이라면 버킷리스트에 있는 걸 모조리 해보고 싶었거든.”<p66>

 

살면서 자신의 죽을 날짜를 안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19살인 넬과 남자친구 그렉은 점쟁이에게서 자신들의 마지막 날을 듣게 된다. 넬은 서른여덟, 그렉은 백 살까지. 그리고 다음 달, 친구 소피가 점쟁이가 예언한 날짜에 실제로 세상을 떠나면서 넬의 인생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이제 그녀에게 남은 시간은 19. 넬은 더 이상 나중에라는 말을 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여행을 미루지 않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으며,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즉시 실행에 옮긴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단 한순간 만에 인생을 바꿀 수 있다. 맨디가 알려준 죽음의 날짜는 넬에게 세상을 향해 나아갈 용기를 주었고, 동시에 독립할 완벽한 핑계가 되어주었다.

 

넬은 예정된 죽음 몇 주 전부터 조용히 떠날 준비를 시작한다. 자신의 물건들을 정리하며 필요한 것은 기부하고, 일부는 팔아 없앤다. 떠난 후 남겨질 법적 문제와 재산 관련 사항도 꼼꼼하게 확인하고,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의 모든 흔적을 지운다.

 

그리고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자 다섯 통의 편지를 쓴다. 엄마에게는 사랑과 지지에 대한 감사와 곁에 있어 주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를, 법률 보조와 바람나 집을 떠난 아빠에게는 너무 날카롭지도, 무례하지도 않게, 언니 폴라에게는 형부의 추행과 언니 친구와의 비밀스러운 관계를, 첫사랑 그렉에게는 열한 살 때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그를 생각해 왔음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불과 일주일 전에 그녀의 침대를 사러 와서 세 시간이나 함께했던 톰에게.

 

넬은 19년동안 완벽한 죽음을 준비해왔다. 그래서 마지막 날을 위한 특별한 장소를 준비한다. 런던 최고급 호텔의 디럭스 룸을 예약하고, 명품 드레스를 입은 채 마지막을 맞이하려 한다.

 

객실 청소하러 왔습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넬은 얼어붙었다. 극심한 공포가 밀려온다. 갈아입을 옷도,정산할 현금도 카드도 없다. 누군가에게 연락할 전화도 없고 도망갈 방법도 없다.

 

19년 동안 마지막을 향해 사는 삶을 살아온 넬.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녀는 혼란과 함께 다시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아야 한다. 이제 넬에게 주어진 것은 예정된 결말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인생이다. 더 이상 죽음을 향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

 

오랜 시간동안 확신했던 운명이 하루아침에 바뀐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한마디로 멘붕이 올 거 같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니까... 소설을 읽으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해 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저자: 샬럿 버터필드

옮긴이: 공민희

출판사: 라곰출판사 @lagom.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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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끝 카페에 무지개가 뜨면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모모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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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끝카페에무지개가뜨면 #모리사와아키오 #이수미 #오팬하우스

 

하늘도, 바다도, 내 주위도, 모두 투명하고 따뜻한 색으로 변해서...왠지 꿈같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눈앞에 무지개가 떠올랐지. 정말로 굉장한 무지개였어...에쓰코한테 그 무지개, 보여 주고 싶었는데...아니, 에쓰코랑 같이 보고 싶었는데... <P284>

 

화가였던 남편이 떠난 후, 피아니스트였던 에쓰코는 남편이 마지막으로 그린 그림 속 무지개를 볼 수 있는 해안가 절벽 끝자락에 곶 카페를 차린다. <곶 카페>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고민과 삶을 나누고, 그들이 남긴 물건들을 추억하며 에쓰코의 삶도 세월을 따라 흐른다. 일본소설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덧칠하지 않은 깊은 여운이 남는 소설이다. 6편의 단편들로 구성되어있다.

 

1_어메이징 그레이스

급성골수성백혈병에 걸린 아내 사에코가 숨을 거둔 후 나는 아내의 죽음을 슬퍼할 여유가 없다. 네 살 딸 노조미를 어떻게 보듬어 줘야 할지 머릿속이 걱정으로 가득하다. 도예가인 나는 작품을 팔아서 얻는 수입보다 도예 교실 강사로 받은 돈이 더 많은, 겉만 그럴싸한 예술가다.

어느날 하늘에 뜬 무지개를 보고 아빠차는 빠르니까 무지개를 따라잡자는 노조미의 말에 길을 나섰다. 해변길을 달리고 달려 정체된 터널 출구 부근까지 왔을 때 작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맛있는 커피와 음악 <곶 카페> 여기서 좌회전

#절망과고통속에서도_경이로운사랑의힘이우리를일으켜세운다

 

2_걸스 온 더 비치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열심히 노력해 봐요.’ 격려의 형태를 띤 불합격 통지다. 취업이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 스트레스도 풀 겸 바이크를 타고 집을 나섰다. 연료를 보충해야 한다는 사실을 깜빡 잊고 달리다 해안 국도의 긴 오르막길 직전에 연료가 떨어지고 말았다. 겨우겨우 숨 막히는 터널을 빠져나와 보니 자그마한 간판이 보인다. ‘맛있는 커피와 음악 <곶 카페> 여기서 좌회전

#인생은당신이생각하는것보다훨씬짧아요_함께할수있는시간은11초도허비하지말아요

 

3_더 프레이어

버블 붕괴와 리먼 쇼크의 영향으로 이 나라가 대불황에 휘말렸을 때 칼갈이인 내 인생의 톱니바퀴가 어긋나기 시작했다. 고급 칼은 전통공예점이 독점했고, 그 외의 칼은 싸구려 중국산으로 대체되었다. 시골 칼칼이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아내와 딸은 집을 나갔다. 마지막 자존심 삼아 간직했던 이 칼을 오늘 밤 범죄에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밤이 되니 카페 건물은 한층 더 허술한 판잣집 같았다. “, 이제 시작이다. 지금까지는 기물 손괴. 이제부터는 가택 침입, 그리고 절도다. 강도 살인까지는 안 가야 될 텐데.”

#실수할자유가없는자유란가치가없다

 

4_러브 미 텐더

건설회사 중역인 나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쏟아부은 회사에서 받은 엄명이 전근, 아니 전직 통보를 받았다. 혼자 사는 내게 남은 것이라곤 몇몇 술친구와 40년 이상 몸이 가루가 되도록 일한 회사뿐인데, 열다섯살이나 어린 사장은 나를 오사카에 있는 자회사에 자리를 마련해 두었다 한다. 10년전부터 짝사랑한 에쓰코를 두고 떠나야만 한다.

#내인생에서회사가사라지면_나는순식간에고독하고한가한노인이된다

 

5_땡큐 포더 뮤직

이 가게의 이름은 처음부터 블루 문으로 정해두었다. 이모의 곳 카페옆에 무려 30대 후반부터 40대까지 비는 시간과 남는 정력을 모두 이 가게 만들기에 쏟아부었다. 드디어 완성이다. 내겐 꿈이 있다. 직접 만든 이 가게의 오픈 기념으로 라이브 공연을 하는 것. 그것도 옛 밴드 멤버 다섯명이 모두 모여서...

#과거를그리워할수있다는건_현재의자기자신을충분히소중히여기고있기때문이야

 

6_바닷바람과 파도 소리

오늘은 남편의 기일이다. 서른 둘이라는 젊은 나이에 천국으로 떠난 남편은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 화가였다. 남편을 잃은 후 도쿄에 있던 집과 땅과 피아노를 팔고 이곳으로 이사했다. 아무도 없는 해안가 절벽의 끝자락에서 홀로 사는 삶. 때때로 누군가에게 매달려 울고 싶을 정도로 쓸쓸한 적도 많았다. 남편의 그림과 똑같은 풍경을 바라볼 수 있도록 곶 카페창문을 크게 만들었다. 그리고 해 질 녘 하늘이 오렌지색으로 변할때마다 창밖을 바라보며 살아왔다.

#남편의무지개그림은_내인생의쇠사슬이자위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저자: 모리사와 아키오

옮긴이: 이수미

출판사:오팬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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