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의 이리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35
헤르만 헤세 지음, 장혜경 옮김 / 문예출판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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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의이리 #헤르만헤세 #장혜경옮김 #문예출판사



 

모든 강점이 약점도 될 수 있듯, 전형적인 자살자도 약해 보이는 겉모습을 버팀목 삼아 힘을 낼 수 있다. 황야의 이리 역시 이런 경우다. 그와 같은 부류의 수많은 이가 그렇듯 그는 죽음으로 가는 길이 늘 열려 있다고 생각했다... ‘한 인간이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지 궁금하다. 한계가 와서 더는 견딜 수 없다면 그냥 문을 열고 빠져나가면 그뿐이다.’ 너무도 많은 자살자가 이런 생각으로 엄청난 힘을 얻는다.<p65~66>#모든자살자는자살의유혹과도늘싸운다

 

책을 읽으며 어느 한 부분에 멈춤버튼을 누른 이유는 아마도 내가 과거에 그 지점에 머물렀던 적이 있거나, 혹은 지금 그 길 위에 서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일까...폐부를 찌르는 듯한 강렬한 충격이 밀려와 잠시 현기증이 일었다.

#고통받는이남자에게크나큰연민을느껴서일까



 

하리 할리, 황야의 이리라 불리는 중년의 남자. 인간의 본성과 이리의 본성, 두 가지 본성을 갖고 있다. 머리 좋은 인간이 배울 수 있는 많은 것을 배웠고 상당히 똑똑한 사람이었지만, 그가 배우지 못한 것은 바로 자신과 자기 삶에 만족하는 것이다.#염세주의자의밑바닥은세상이아니라자신을향한경멸이다

 

그는 의도적으로 부르주아를 경멸했고, 부르주아가 아닌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그래도 많은 지점에서는 철저하게 시민적으로 살아서 은행에 돈을 예금하고 가난한 친척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했으며...나아가 늘 남몰래 시민계급의 작은 세계를 열망했다.<p67~68>

#그는늘이런식으로본성과행동의절반이싸우고부정하는것을_다른절반이인정하고긍정하며살았다



 

어느날 초대받은 교수의 집에서 괴테 그림을 보고 혹평을 가하는데, 사실 그 그림은 교수의 아내가 그린 그림이었다. 한심하고 점잖지 못한 짓이었지만 달리 어쩔 수가 없었다. 그 공손하고 가식적이며 예의 바른 삶을 더는 참을 수 없었기에...사과를 하고 나와 낙담하며 거리를 배회하다 안에서 격한 댄스 음악이 흘러나오는 술집 검은 독수리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헤르미네를 만난다. 그러면서 차츰 그녀가 이끄는대로 춤을 배우고, 웃음을 배우고 삶을 배우게 된다.

 

당신이 나를 마음에 들어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내가 당신한테 거울 같은 존재여서야. 내 마음에 있는 뭔가가 당신한테 대답하고 당신을 이해한 거지. 사실 모든 인간은 서로에게 그런 거울이어야 하고 그렇게 서로 대답해주고 호응해줘야 할 테지만, 당신 같은 괴짜들은 유별난 데다가 쉽게 현혹당해서 다른 사람 눈에서 아무것도 보지고, 읽지도 못하고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는거야.”<p142>

#어쩌면나는다시살수있을것이다_어쩌면다시인간이될수있을 것이다



 

#황야의이리 고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주는 소설이다. 익히 내용을 알고 읽었음에도 여전히 어렵다. 길지않은 소설이지만 긴 호흡이 필요한 소설이다. 헤세의 자전적 소설이라는데 그의 삶이 어떠했는지 궁금해진다...일단 한 번 안아주고 싶다!

 

내가 본 것은 그 이상이다. 시대의 기록이다. 지금 나는 안다. 할러의 마음에 깃든 병은 개인의 기벽이 아니라 시대 자체의 병이며, 할러가 포함된 그 세대의 신경증이다. 그 신경증은 절대로 약하고 열등한 개인만 걸리는 병이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누구보다 강인하고 가장 지성적이며 가장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이 그 병에 걸리는 것 같다.<p3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저자: 헤르만 헤세

옮긴이: 장혜경

출판사: 문예출판사 @moonye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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