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면
히구치 유코 지음, 김숙 옮김 / 퍼머넌트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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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을 순간을 떠올려본다. 그때 나의 마음 속에 어떤 감정이 일었었는지. 너를 이해하고, 알고 싶었던 만큼 나를 궁금해해 주길 바랐던 그 감정을 히구치 유코의 그림책 <사랑하면>에서 다시 만났다.

악어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소녀의 담담한 독백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둘 사이의 거리가 서서히 좁혀진다. 심지어 면지의 바탕색마저 연회색에서 흰색으로 바뀌어 감정의 여정을 시각화한다. ‘사랑하면 나의 한 부분은 네가 돼’ 문장 뒤 이어지는 마지막 장면에 눈이 오래 머무른다.

사람을 사랑하면 그 집 지붕 위에 앉은 까마귀까지도 사랑스럽게 보인다는 뜻의 고사성어, 愛及屋烏(애급옥오)
아름다운 색채로 세밀하게 표현하여 화보를 보는 듯한 히구치 유코 작가의 그림과 섬세한 감정이 ‘애급옥오’를 시각화한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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