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책을 읽었을 때는 혼란스러웠다. 머릿속에 이미지와 문장들이 많았지만, 그것들을 바깥으로 꺼내는 방법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노트를 펼쳐 사건의 흐름을 정리하고, 인물간 관계도를 그리고, 작품 속에서 반복된 단어들을 적었다. 주인공 장미래는 열아홉의 육체와 합일한 이백 살도 넘은 영혼이다. 그녀가 지켜야 할 존재는 연인인 한영. 한영은 아주 길고 무거운 ’이야기‘를 가지고 태어난 존재로 그걸 우리는 ‘판결주문’ 이라고 부른다. 판결 주문은 ‘예언’이다. 그는 미래에게 지구에 온 목적은 미래 네가 여기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세종고의 수영 스타, 한성제는 미래에게 너는 미래가 아니라며 미래의 존재를 부정 하고, 미래의 기억에 한성제라는 인물은 없다. 그러던 중 지구에는 ‘종말론자들’로 인해 지구의 육체들이 공격당할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높아졌으며, 조사단이 파견될 거라고 한다. 조사단의 방문은 ‘멸종’을 이야기한다. 작품 속 지구에서의 ‘육체’란 영혼을 담는 그릇같은 존재다. 육체는 스스로 감정을 느끼지 못하며 그저 인간으로 수행하도록 아주 세밀하고 정교하게 설정된 프로그램이다. 영혼이 없는 육체는 진짜 감정을 알지 못한다. 이렇게 설정된 프로그램에 영혼이 깃든다. 그들이 바로 감정을 깨닫게 된 종말론자이며, 종말론자들이 선택한 ‘종말’은 자유의지를 나타낸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누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진짜 감정에서 시작한다. 이렇게 정리를 하고나서야, 나는 알게 되었다. <멸종될 여름에 소다 거품을>은 SF적 상상력에 철학적 질문을 품은 작품이다. 먼 미래와 우주를 배경으로 하지만, 그 속에는 감정과 자유의지가 존재의 이유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것이 기적을 만들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