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빌어먹을 지구를 살려보기로 했다 - 지구의 마지막 세대가 아니라 최초의 지속 가능한 세대가 되기 위해
해나 리치 지음, 연아람 옮김 / 부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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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가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증거가 오히려 그 반대를 가리키고 있다. 나는 우리가 '첫 번째' 세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자연을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상태로 되돌려놓는 첫 번째 세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지속 가능성을 달성하는 첫 세대가 될 기회가 주어졌다.” 23p.

몇 년 전, 우연히 접한 호프 자런의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는 내게 큰 성찰의 기회를 주었다. 이 책은 풍요라는 사람의 욕망이 지구를 어떻게 바꾸었는지 데이터와 개인적 성찰로 보여주며 나 또한 소비와 삶의 방식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최근에 와서는 한언출판사가 펴낸 <지구를 살리는 물리학 수업> , <지구를 살리는 화학 수업>을 읽었다. 물리학은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설계하는 길을, 화학은 자연의 물질을 이해하고 순환을 회복시켜 지속 가능한 대안을 제시한다. 지구를 살리는 것은 에너지와 물질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태양광, 풍력과 같이 초기 개발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고, 촉매, 나노소재, 플라스틱 대체제와 같은 지속 가능한 소재의 혁신과 에너지 전환도 필요하다. 기후 위기는 한 가지 문제에만 있지 않아서 과학적 지식과 사회적 선택(국가, 기업의 정책)에 개개인의 실천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나는 이 빌어먹을 지구를 살리기로 했다>를 읽으며 앞서 읽었던 위의 책들 속 내용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 책은 명확한 데이터와 통계, 사례를 통해 현 상황을 알려주며,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를 예시로 말하겠다.

현실 직시: 플라스틱은 저렴하고 내구성이 강해 삶을 편리하게 만들지만 매년 약 3억 톤 이상 대량 생산되어 상당량이 미세플라스틱 형태로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양 생태계를 위협한다. 어업용 폐기물, 대형 포장재, 관리되지 않은 쓰레기 처리 시스템이 이 사태를 만들었다.

흔한 오해: 많은 이들이 ‘거대한 쓰레기 섬’ 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미세한 입자로 퍼져 있다.

데이터: 탄소 배출과 달리 기후 변화 기여도는 제한적이지만, 바다 생태계와 생물 복지 측면에서는 치명적이다.

해결책: 재활용만으로는 부족하고, 애초에 생산 단계에서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줄이고, 특히 일회용품, 어업 폐기물 관리를 강화하며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

지구 환경 위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를 체감하고 있다면, 책은 다양한 지표를 통해 위기의 심각성을 냉정하게 보여준다. 동시에 개인, 기업, 국가, 국제 사회가 협력할 때 변화는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끝까지 낙관적 희망을 놓지 않으며, “인류에게 절망만 있는 것은 아니야. 우리는 늘 방법을 찾아왔고, 절반 이상 성공해왔어. 이제 매 0.1도가 시급한 시점이며 효율 개선과 행동이 미래를 바꿀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안긴다.

이 메시지는 단순히 데이터가 전하는 경고를 넘어, 나에게도 울림이 되었다. 책을 읽고 나는 ‘지금 내 삶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멈출 수 없다. 아마도 그것이 저자가 끝내 전하고자 한 낙관의 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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