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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소설 모드 - 제2회 현대문학*미래엔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하유지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9월
평점 :
중학생인 미리내는 친구도 없고, 유일하게 조금 잘하는 일은 글쓰기다. 이런 미리내의 일상에 등장한 최신형 로봇 아미쿠는 요리, 청소, 빨래 등 집안일 전반을 수행하도록 만들어졌지만 하는 일마다 난장판을 만들어놓는 사고뭉치다. 로봇이 벌인 일을 사람이 뒷수습해야한다니! 저런! 미리내는 이런 아미쿠가 못마땅해 로봇 교환 신청을 하려하고, 아미쿠는 자신에게 기회를 달라며, 비밀리에 웹 소설을 연재하는 작가 (지망생) ‘도로시’가 ‘미리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아미쿠에게 첨삭과 조언 서비스를 받고, 7회차 이야기를 쓰면서 형편없던 조회 수가 고공 행진하기 시작한다.
분석과 조언에 따라 소설을 쓰고 고치면서 글이 좋아졌다. 예전에는 전개와 표현이 단조롭고 인물도 밋밋했는데 이제는 인물의 말과 행동에 생동감이 더해졌다. 사건도 앞으로만 쭉 뻗은 직선 도로를 벗어나 오솔길과 언덕, 골목길을 두루 누비면서 흥미진진해졌다. 59p.
그러던 어느 날, 미리내는 같은 반 친구들에게 ‘인공지능이 소설을 대신 써줬다’는 의혹과 비난을 받는다.
처음에 아미쿠의 도움을 받기 시작했을 무렵만 해도 내 대답은 확고하게 '그렇다'였지만 이제 와서는 종종 이게 내 소설 인지 아미쿠와의 공동 집필인지 헷갈렸다. 단독과 공동의 경계가 어디인지에 따라 답은 달라질 것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친 나는 '하지만'이란 접속사를 끌어당겨 나 자신을 다잡는다.
하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나 홀로 고요히 나의 내면을 들여다 보며 생각해 볼 문제이고, 전후 사정과 맥락을 모르는 타인이 단정 지을 부분이 아니었다. 102p.
조언만 받았는데, 명확한 대답을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 홧김에 아미쿠를 교환•신청해버린다.그 후 새로운 집안일 로봇을 들이고 아미쿠가 자신에게 꼭 필요한 존재임을 깨닫는 미리내. 이 둘은 앞으로 다시 만나게 될까?
사람들만의 창작분야라고 생각했던 문학•예술인데, 이마저도 인공지능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작곡을 한다면. 그 것은 누구의 것인가. 미리내의 혼란스러움이 이해되는 부분이며, 창작자의 스토리텔링이 중요해지는 지점.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무엇에 더 큰 가치를 두어야할지 생각하게 만든다,
성장하면서 배우도록 설계되어있는 인공지능 로봇 아미쿠의 삶이 인간의 생애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사람과 로봇이 소통하며 서로가 성장하게끔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가 되는 것이 인공지능과 함께할 미래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