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틈이 오디오북으로 듣고 있는 최태성(작가, 한국사 강사)님의 [역사의 쓸모] 제1장에서 “역사는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이란 문장이 유독 머릿속에 남아, 보리출판사에서 펴낸 역사 인물 돋보기 시리즈를 접했을때, 사건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역사를 읽게 되어 반가웠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기획한 특별전시 <광복 80주년, 다시 찾은 얼굴들>에서 일제 감시 대상 인물카드를 봤을 때의 충격이 잊혀지지않는다. 광복을 위해 항일운동을 한 여러 독립운동가들 중 유관순 열사외에도 여성 독립 운동가들의 얼굴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한건데, 처음 접한듯 깨달았다고 해야하나… 부끄러웠다. 제주 해녀 부춘화는 일제 강점기 해녀 항쟁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녀는 야학교를 다니며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고민하고 자기가 배운 것을 토대로 해녀들을 위해 일하고 싶었다. 1931년 당시 해녀조합을 통한 일제의 수탈이 심하여 지역별 해녀들과 조직적으로 연대하며 1932년 야학소 동무인 김옥련•부덕량과 함께 시위를 주도했다가 체포되어 모진 고문을 당하고 수감되었다. 1995년에 세상을 떠난 그녀는 해녀항쟁 70여년 만에 시위에 참가했던 동무들과 함께 독립운동 유공자로 인정받았다. 책의 내용은 인물이 중심이 되어 역사적인 사건으로 이어진다. 글의 배경이 되는 제주도의 역사도 알 수 있다. 사건 중심의 역사보다 인물 중심이라 더 와닿았다. 부춘화가 야학을 통해 깨달음을 얻어 선택하였듯 ‘나의 한 번 뿐인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