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말들 - 여기두 사투리 있걸랑 문장 시리즈
한성우 지음 / 유유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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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마저도 알뜰하게 먹는 방법이 있으니 눌은밥을 만드는 것이다. 누룽지에 물을 붓고 한 번 더 끓여 내면 이 또한 훌륭한 밥의 대용이 될 수 있다. 따뜻하고 구수하고 부드러우니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눌은밥이다.
눌은밥이 전부는 아니다. 곡기는 남기고 물만 따로 퍼내 후루룩 마실 수 있는 숭늉이 있다. 음식을 먹은 후 먹은 음식을 넘기고 입안을 헹궈야 하는데 방금 먹은 밥과 태생이 같아 전혀 이질감이 없는 후식이다. ‘밥의 민족‘인 우리에게는 더할 수 없이 좋은 음료이다.

밥은 가마솥에 해야 제맛이다. 기술이 발달해 전기밥솥으로도가마솥에 지은 밥맛을 흉내 낼 수 있다. 그러나 전기밥솥으로는누룽지를 만들지 못한다. 가마솥 바닥에 눌러붙은 것을 긁어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그것, 물을 부어 한 번 더 끓여 구수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그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사실 누룽지는 원치 않는 결과물이다. 쌀이 귀하던 시절 쌀한 톨도 아껴가며 지어 내고자 한 것은 하얀 밥이지 타기 직전의딱딱한 밥은 아니다. 그래서 누룽지와 함께 긁어서 담은 ‘글겅이밥‘은 아무거나 다 잘 먹는다고, 혹은 고소해서 별미라고 우기는어머니의 차지가 되기도 했다.
누룽지마저도 알뜰하게 먹는 방법이 있으니 눌은밥을 만드는 것이다. 누룽지에 물을 붓고 한 번 더 끓여 내면 이 또한 훌륭한 밥의 대용이 될 수 있다. 따뜻하고 구수하고 부드러우니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눌은밥이다.
눌은밥이 전부는 아니다. 곡기는 남기고 물만 따로 퍼내 후루룩 마실 수 있는 숭늉이 있다. 음식을 먹은 후 먹은 음식을 넘기고 입안을 헹궈야 하는데 방금 먹은 밥과 태생이 같아 전혀 이질감이 없는 후식이다. ‘밥의 민족‘인 우리에게는 더할 수 없이 좋은 음료이다.
이 숭늉의 어원을 한자어 ‘숙랭‘에서 찾는다. 익혔다가 식혔다고? 그것이 숭늉이라고? 아무래도 의심스러운 해석이다.
그래서일까? 서울의 양반가에서는 숭늉을 ‘반탕‘이라 했다.
밥을 끓여 만든 탕이라는 뜻이니 굳이 한자를 쓴다면 차라리 이말이 낫겠다. 아니다. 숭늉은 역시 숭늉이라 해야 구수한 맛이 살아난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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