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더는 제어판에서 손을 떼고 몸을 뒤로 기댄 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았다. 전함은 중력의 영향권 안으로 맹렬하게 돌진하고 있었으며 적의 행성은 눈앞에 있었다.
‘사정권에 들었다. 틀림없어.‘ 엔더는 생각했다. 사회의분명 사정권 내에 든 것이다.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이아니었다.
시뮬레이터 배경의 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던 행성의 표면이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곧이어 폭발로 인한 반점이 행성 표면을 물들였으며 파편들이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 엔더에게 떠오른생각은 행성 내부에서는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시뮬레이터를 채운 행성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 분자들이분열되며 분리된 원자들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약 3초 후, 행성이 폭발했다. 행성은 빛나는 먼지들의 구체로화하여 흩어지고 있었다. 엔더의 전함은 행성과 가장 가까운 곳에있었다. 순식간에 시뮬레이터의 영상이 모두 사라졌으며 시뮬레이터에서 보이는 것은 전장 바깥에서 대기 중인 우주선들의 모습뿐이었다. 상황은 엔더의 예상과 비슷했다. 행성의 폭발은 피할 수없는 속도로 적함들을 휩쓸고 있었다. 리틀 닥터의 충격파가 채지나가기도 전에 적함들은 여러 점의 빛으로 변하고 있었다.
리틀 닥터의 위력은 시뮬레이션 배경의 주변부에 이르러서야약해지고 있었다. 두세 대의 적함들이 표류하고 있었다. 엔더의 전함은 폭발하지 않았지만 적의 대병력과 그들의 행성이 있던 곳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잔해들이 인력에 의해 한 덩어리로 뭉치면서 그 크기가 커지고 있었다. 그것은 뜨겁게 달구어진

할 수가 없었다. 어느 날 그가 어둠 속에서 깨어났을 때는 사람들이 웅얼거리며 저주하는 소리가 근처에서 들려왔다. 귓속에서 울려 퍼지는 커다란 소리 때문에 깨어난 적도 있었다. 그것이 어떤소리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어떤 날은 누군가가 "불 켜."라고말하기도 했다. 누군가가 자신의 곁에서 조용히 울고 있는 것처럼느껴진 적도 있었다.
꿈속에서 하루, 한 주, 어쩌면 한 달이 지났는지도 몰랐다. 마치 꿈속에서 일생을 보낸 것처럼 느껴졌다. 거인의 음료, 늑대 소년, 끔찍한 죽음과 부활, 계속되는 살인. 숲 속에서 누군가가 속삭였다. 세상의 끝에 가려거든 그 아이들을 죽여라. 그는 대답하려고 애를 썼다. 난 아무도 죽이고 싶지 않아. 내게 사람을 죽이고 싶어했느냐고 물어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하지만 숲은 그를 비웃었다. 세상의 끝에 있는 절벽에서 뛰어내렸을 때 그를 받아준 것은 구름이 아니라 전투기였다. 전투기가 그를 데려간 곳은 버거행성의 표면 근처였다. 그는 닥터 디바이스가 일으킨 죽음의 폭발을 몇 번이고 지켜보아야만 했다. 그런 뒤에 그는 점점 앞으로 나아가 버거 한 명 한 명이 폭발하여 빛과 한 줌의 먼지로 변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보아야 했다. 그리고 여왕이 있었다. 여왕은 아기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여왕은 아기들의 엄마였고 그 아기들은밸런타인과 전투 학교 사람들이었다. 그중 하나는 본쏘였다. 그는눈과 코에서 피를 흘리며 누워 있었다. 넌 명예롭지 못했어, 그가말했다. 그리고 꿈은 언제나 거울, 물웅덩이, 또는 선체의 금속 표면과 같이 그의 얼굴을 비추는 물체가 나오면서 끝났다. 처음에는항상 피터의 얼굴이 있었다. 피를 흘리며 입 밖으로 뱀 꼬리가 나

지고 깔끔한 규칙과 심판이 있고, 승자와 패자가 가려지며, 시작과끝이 있어 끝나면 모두 집으로 돌아가는 그런 것 말이오."
"이따금 입장권이나 보내 주시오."
"정말로 은퇴하고 여기 머물 생각은 아니겠지요?"
"그렇소."
"당신 공직을 맡았군, 그렇지요?"
"식민 장관직을 맡았소."김향급방
"결국......."
"버거 식민지 관련 보고서를 받는 즉시 시작할 겁니다. 내 말은,
그곳에는 이미 사람들이 가 있고 경작이 가능하며 집과 산업설비도 들어섰다는 거요. 물론 버거들은 모두 죽었고. 우리에게는 매우편리하지. 우리는 인구 제한법을 폐지할 거요."
"그렇다면.......
"모든 셋째와 넷째, 그리고 다섯째들이 우주선을 타고 새로운세계로 떠날 것이오."
"정말 사람들이 갈 것 같습니까?"
"사람들은 언제나 그래 왔어요. 구세계 보다는 신세계에서 더나은 삶을 찾을 수 있다고 믿어 왔으니까."
"하긴, 그럴 수도 있겠군." 모처음에 엔더는 세상이 잠잠해지면 그들이 자신을 지구로 돌려보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이 평온해진 지 1년도 넘은 지금, 그들에게 자신을 돌려보낼 생각이 전혀 없다는 사실은 명백했다. 그가 피와 살을 지닌 인간이기보다 전설적인 이름으로 존재하는 편이 그들에게 더 유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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