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 - 현진건 단편집
현진건 지음 / 글송이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운수 좋은 날

나는 심심해서 눈에 띈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이름은 운수좋은날이었는
데... 그 책 안에는 많은 내용이 있었다. B사감과 러브레터...그리고...책
제목과 같은 운수 좋은 날...그 등등... 유난히도 운수 좋은 날이라는 제목
과 함께 바탕에 그려져 있는 그림...
비오는날...허름한 옷을 입은 한 남자가 서있었고... 이상한 자전거도
아니고 차도 아닌 물건이 뒤에 있는데... 그래서 인지 왠지 운수 좋은 날
이라는 이야기 부분을 읽게 되었다.
김첨지는 인력거꾼 노릇을 한다고 한다. 나는 그 순간 바탕의 그림에
대한 첫번째 해석을 할수있었다. 그러니깐 배경에 그려져 있는 사람은 김
첨지인데...그 뒤에 있는게 바로 인력거라는 사람을 태우는 수레이구나...
하는 해석이다.
그날은 유난히도 김첨지의 운수가 좋았다고 한다. 찢어질듯 가난해서
조밥으로도 끼니를 잇기 힘든 김첨지에게 그때까지 해도 80전이라는 돈
을 벌었다. 80전이라면, 모주를 마실수도 있는데다가....그보다 더한....아
픈 자신의 아내를 위한 설렁탕을 사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김첨지의
아내는 이미 한달 이상 아파서 앓아눕고 있었다. 더구나...그날 아침엔 유
난히도, 아내가 가지말라고 성화였다.
김첨지는 그런 아내를 욕하긴 했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은 아파한
다는 걸 알고 있었다. 더군다나 결정적으로 병세가 심해진 것은 예전에
돈을 좀 벌었던 김첨지가 좁쌀 한 되와 십전짜리, 나무 한 단을 사다 주었
더니, 아내가 급하게 그걸 끓여서 허겁지겁 먹다가, 결국은 체한 것이었
다. 그래놓고서는 사흘전에는 설렁탕이 먹고 싶다고 조르던 아내였다. 항
상 아내를 욕하는 김첨지였지만... 못 사주는 형편이라, 마음이 시원치는
않았다.
그렇게 인력거를 끌 때마다, 아침의 아내의 모습이 떠오르던 김첨지였
지만... 집으로 가고 싶은 심정을 꾹꾹 누르고서는 열심히 인력거를 끌었
다. 김첨지는 그날 총합해서 30원을 벌었다. 그 당시로서는 김첨지로써
는 굉장히 큰돈이었다. 어쨋든 김첨지는 그 돈으로 1원어치 술을 사다 먹
었다.
친구들을 만나 이런 저런 얘기도 하면서... 잔뜩 술에 취해...아내가 먹
고 싶다고 했던 설렁탕도 잊지 않고 사가지고 집으로 향했다. 아무 반응
이 없었다. 조용했다. 김첨지는 욕을 해대기 시작했다. 방문을 벌컥 열었
다. 시체 썩는 냄새와 함께 아기의 빨지 않은 기저귀 냄새가 났고 땀 냄
새 그리고 이불마다 절은 때의 냄새까지 정말 구역질이 올라올 정도였다.
아내의 몸뚱아리는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었고, 김첨지는 눈물을 뚝
뚝 흘리기 시작했다.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
지를 못하니....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그렇게 김첨지
의 운수 좋던 날은 가장 슬픈 날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나는 이를 통해 가
난한 사람들의 아픈 삶을 한층 더 깨닫을수 있었다. 아파도 약도 못 사서
먹고, 배고파도 밥도 못먹는 사람들. 그리고 김첨지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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