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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전 ㅣ 재미있다! 우리 고전 3
정종목 지음, 이광익 그림 / 창비 / 2003년 4월
평점 :
*홍길동전을 읽고 ..
홍길동은 어렸을 때부터 들어온 훌륭한 인물로 알고 있던 그를 나는 지금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서자
라는 신분 때문에 세상에 나가지 못한다고 홍길동은 말한다. 하지만 조선시대 서자라는 신분이라도 낮은
관리직에는 나아갈 수 있다고 한다. 홍길동은 이런 직책을 직책으로 보지 않아 세상에 나아갈 수 없다고
하였던 것일까. 아니면 이런 사실을 몰랐던 것일까? 하여튼 홍길동은 서자라는 신분을 비관하고 집을 떠
난다. 그리하여 활빈당을 조직하여 부패한 관리들의 재산을 털어 백성들에게 나누어주는 의적 노릇을 한
다. 이 것이 진정한 도움이었을까. 아무리 부당하게 모은 물건이라고 하여 그것을 훔칠 수 있을까? 만일
내가 전 노 대통령 집에 들어가 돈을 훔쳤더라면 그것은 도둑질일 것이다. 양심의 가책도 느낄 것이다.
이런 도움을 받았을 때 진정한 고마움을 모를 것이다. 진정 도움을 주고 싶었다면 자신의 노력으로 번 것
으로 도움을 주었다면 빛이 났을 것이다. 나라에서는 홍길동의 재주를 당하지 못하고 그에게 벼슬을 주
게 된다. 홍길동은 숨어 지내는 것도 아닌데 그의 재주가 뛰어나다고 해서 나라에서 홍길동을 잡지 못한
것도 국가적으로 큰 문제이겠지만 그런 범죄자에게 벼슬을 준다는 것은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리
고 홍길동은 병조 판서를 준다고 하여 활빈당을 버리고 이적 활동을 그만 한다는 점도 이해가 가지 않는
다. 벼슬자리를 오르기 위해 도둑질하여 사회를 교란시켰던 것일까. 백성들을 생각하였더라면 벼슬자리
는 갖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 곳에 왕이 되어 백성을 다스린다. 그것이 계급사회 타파를 외쳤던 홍길동의 모습이었을
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자신이 서자였을 때는 불평등하다며 외치더니 왕이 되다니 참 아이러닉한 행동
인 것 같다. 또한 다른 나라로 건너가 사회의 모순을 척결하고 새로운 이상을 세우고자하는 홍길동의 모
습이 나에게는 개혁이 실패하고 좌절하여 도피한 것처럼 보여진다.
나는 지금까지 홍길동을 생각해 왔던 것과는 달리 부정적인 측면에서 쳐다보았다. 이처럼 한 특정한 인물
의 좋은 점만을 보지 않고 여러 각도에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