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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의 힘 - 내 삶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언어 ㅣ 컬러 시리즈
캐런 할러 지음, 안진이 옮김 / 윌북 / 2019년 12월
평점 :
윌북의 따끈 따끈한 신간
컬러의 말도 재밌게 봤던 책이라
이번 책도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일상 속 우리는 수많은 색깔을 보고 사용한다. 가장 좋아하는 색을 묻는 질문 역시 알고보면 많은 걸 내포하고 있다.
윌북 출판사는 표지 디자인을 잘 뽑아서 매번 받으면 행복하다!
책 속에서 같은 색도 나라마다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는 내용이 있는데 중국 부분 설명에 격한 공감을 했다.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들이 색채와 이렇게 큰 관련이 있다니... 색의 문화적 의미는 흥미로워서 아래 발췌했다.
우리는 색에 이름만 붙이는 것이 아니라 의미도 부여한다. 인류가 색에 의미를 부여한 것은 역사가 시작된 순간부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학자들은 남아프리카 대륙 남쪽 해안에서 최근에 발견된 블롬보스 동굴Blombos Cave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화가의 작업실이라고 부른다. 10만 년 전 그 동굴에서 옛 조상들은 색깔이 있는 재료를 한데 모아 반죽을 만들었다. 그 동굴에 살았던 원시인들이 색깔 반죽을 어디다 썼는지 지금의 우리가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아마도 모종의 종교의식에 쓴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 조상들에게 그 색들이 어떤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는 것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의 시대에 이르면 검정, 흰색, 빨강, 초록, 파랑,노랑의 6가지 기본색이 정해지고 각각의 색에 구체적인 의미가 부여된다. 고대 이집트에서 색은 삶과 죽음, 출산, 수확, 승리와 같은 중대한 사건들의 토대를 이뤘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색을 묘사할때 쓰던 단어는 '성격', '존재', '자연'을 묘사할 때 쓰던 단어와 혼용됐다. 고대 이집트인들의 세계관에서 색은 그만큼 중요했다.
지금은 그때와 많이 달라졌을까? 우리는 색채 속에서 살고 숨을 쉰다. 그리고 모든 나라와 사회에는 그 구성원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색들이 있다. 색은 우리의 전통과 의식에 더 심오한 의미를 부여한다. 우리는 색을 이용해 명예와 성공을 기념하고, 안전을 수호하며, 행운과 장수, 번영과 다산, 사랑과 행복을 기원한다. 색은 정치, 종교, 역사와도 관련이 있다. 색은 정체성과 신념, 우리의 행동과 이 세계에서 나의 위치를 알려준다.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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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나라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색채 팔레트는 깊은 울림이 있으며, 그 나라에 사는 사람과 잠깐 지나치는 사람 모두에게 강력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나는 다양한 방식으로 여행을 해왔다.
가족과 함께 혹은, 친구와 함께 여행했고, 교환학생으로 외국에 다녀오기도 했으며 때로는 혼자 모험을 떠난다. 다섯 살 때부터 여행을 다녔고, 지금까지 방문한 나라가 70개가 넘는다. 눈을 감고 여행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항상 색채가 떠오른다. 색채는 우리가 어떤 장소를 아는 수단이다. 세계 각국의 시장을 거닐어보라. 밝은색 향료와 다채로운 식물, 과일과 채소가 담긴 바구니, 살사소스가 담긴 양동이, 옷과 깔개와 카펫과 그릇을 보면 당신이 어느 나라에 와 있는지 알 수 있다. 벽돌과 돌, 그림의 색도 그 나라를 말해준다.
외국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들은 색채로 가득 채워져있다. 문자 그대로 “색으로 채워지는" 경험도 해봤다.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러 갔을 때의 일이다. 산에서 내려와 카트만두 시내로 들어갔더니 마침 새해를 축하하는 홀리 축제 기간이었다. 홀리 축제가 열리는 이틀 동안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거리로 나와 색색의 가루와 물을 서로에게 뿌려댄다. 무지개의 모든 색이 공기에 입혀진다. 파랑, 노랑, 초록, 빨강, 보라, 분홍. 인도인의 정신세계에서 이 색들은 나름의 의미를 지닌다. P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