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지난 달 구매한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 <이누가미 일족> <팔묘촌>에 이어 마지막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를 다 읽었다. 

(이제 겨우 세 번재 책이라서 성급한 판단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요코미조 세이시 작품의 특징인지 아니면 우연인건지 세 작품에 비슷한 점이 상당히 많았다. 비현실적인걸로 공포감 조성해서 작품 전체에 기묘한 느낌 팍팍 풍겨주시고 막장 드라마 단골 소재인 출생의 비밀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 말이다. 뭔가 이야기를 다 풀어서 쓰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일단은 여기까지 적는걸로 끝내겠다. 

나는 이 이상의 굴욕, 불명예를 참을 수가 없다. 유서 있는 츠바키 가문의 이름도 이것이 폭로되면 수렁에 빠지고 만다. 아아,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나는 아무래도 그 날까지 살아 있을 수가 없구나. 

1947년 10명을 독살하고 보석을 강탈한 천은당 사건이 발생하고, 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몰락 귀족 츠바키 자작은 알리바이를 대고 간신히 혐의를 벗지만 자기 처지를 비관한건지 유서를 남기고 목을 맨다.

아버지의 자살에 의문을 품은 미네코가 탐정 긴다이치 코스케를 만나 사건의뢰를 하면서 탐정씨도 이 사건에 끼여들게 된다.

죽은 자작이 작곡한 플루트 곡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가 흘러나오고, 죽은 츠바키 자작의 환영이 등장하면서 츠바키 가 사람들은 왠지 모를 공포에 휩싸인다. 그리고 하나 둘씩 죽어나가는데....

악마란 과연 누굴 말하는 것일까?
피해자 입장에서 악마는 아마 범인이겠지만...악마라고 불리는 범인 입장에서 악마는 과연 누굴 말하는걸까? 

작가 요코미조 세이시는 참 친절한 것 같다. 중간 중간 힌트를 너무 뿌려댄다. "~했었더라면..."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럼 왠지 이놈이 범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동기나 수법같은 건 알아차리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무언가 일이 터질 것 같으면 그런 것도 미리 알려줘서 마음의 준비를 하게 만드니 놀라는 일이 적어지는 것 같다.

언젠가 끄적거린 적이 있는데, 추리 소설만큼 글 쓰기 어려운 것도 없는 것 같다.  말이 많아지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포일러를 뿌리고 있는 것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내 멋대로의 낙서에 불과하지만 누군가가 이 글을 읽을 것이기에 조심스러워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안 쓰자니 내용이 없고....직접 읽고 판단하세요 이러려니 너무 성의없어 보인다.  이래저래 고민이다.

일단 세 작품만 비교하자면, 개인적인 취향으론 <이누가미 일족>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그리고 <팔묘촌> 순이다. 작가랑은 그럭저럭 맞는 것 같으니 다른 책들도 계속 읽어볼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팔묘촌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380 여년전, 전국시대의 패주무사 8인이 후일을 기약하기 위한 황금을 들고  한 마을에 찾아온다.
마을 사람들은 그들의 황금에 눈이 멀어 그들을 죽이고 무사의 수장은 마을 사람들을 저주하며 죽어간다.  

이 일을 주도했었던 마을수장 다지미 쇼자에몬은 그 일 이후 갑자기 미쳐서 마을 사람들을 해치고 자신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데..

공교롭게도 자살한 쇼자에몬과 죽은 사람 7명을 합쳐서 8명이 죽어나간 탓에, 패주무사8인의 원념이라고 생각했던 마을 사람들은 무덤을 8개 세워 그들을 신으로 모시기 시작.  이때부터 팔묘촌이라고 불리우게 된 마을.

세월이 흘러..
다지미가의 주인 요조는 마을 사람들 32명을 살해하고 산으로 도주해서 발견 되지 않는다.

26년 후, 다지미 요조의 아들인 '나'는 다지미가를 잇기 위해 팔묘촌으로 들어오는데....이 책은 '나'의 팔묘촌 모험담?

요조의 아들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나'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적대감, 공포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하필이면 '나'가 팔묘촌으로 오기로 한 시점부터 사람들이 죽어나가니 더더욱 그렇다. 

무차별적으로 죽어가는 사람들로 인해 인해 다시금 피로 얼룩진 마을. 마을사람들은 신앙처럼 다지미가의 피를 부르는 역사(?)를 믿고 있었다. 이런 미신과 무지에서 비롯된 공포감은 사람들을 광기로 몰아넣고.....'나'의 쌍둥이 고모 할머니는 뭔가 수상쩍고 기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솔직히 추리소설이라기보단 공포소설이라고 하는게 더 맞는 말 같다.
살인도 솔직히 트릭이라고 할 것도 없고, 누구나 가능한 그냥 무차별적인 독살사건. 

이런 일이 일어나면 일어날수록 이방인이자 미치광이의 피를 이은 '나'만 골치아파질 뿐인데..이 소설이 그 '나'의 시점(1인칭)으로 쓰여진 탓에 공포가 배가 되는 것 같다. 이걸 강조하다보니 명탐정씨 활약상은 거의 없다시피하고. 

범인도 동기도 수법도 좀 김 빠지긴 했지만 대신 이 소설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공포감', 사라진 황금의 행방에서 보물찾기의 '설레임', 동굴 속에서의 추격전으로 인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으니깐 충분히 즐길만 하다고 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누가미 일족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달에 중고로 구매한 책 중에 그의 책이 3권 포함되어있는데, 솔직히 말해 요코미조 세이시의 책을 처음부터 노리고 샀다기보단 단지 가격이 착해서 업어온 것 뿐이었다. 그의 세 작품 중 표지가 가장 강렬했던 탓에 가장 먼저 손이 갔다. 

재벌 이누가미 사헤 옹이 81세의 나이로 사망하고, 유언장이 밝혀지자 이누가미 가는 발칵 뒤집힌다. 

이누가미 사헤는 젊은 시절의 은인 노노미야 다이니를 잊지못해, 그의 손녀 다마요가 부모를 잃고 혼자가 되자 거뒀는데 유언장에 따르면, 다마요가 이누가미 사헤의 세 손자 중 한명과 결혼을 하면 그 부부에게 그의 재산 전부를 준다는거였다.(유언장엔 이것말고 세세한 내용들이 더 있지만 그건 읽는 사람 몫으로 남겨두겠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는데 아무리 은인의 손녀라고 해도 피붙이 제쳐놓고 그녀에게 전재산에 대한 1차적인 권리를 준다는것..이건 보통 사람들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보은하는 차원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났다. 

이누가미 사헤의 세 딸은 각각 어머니가 달랐던 탓에 딱히 자매애같은게 없었고 그건 그녀들의 자식들도 마찬가지였다. 단지 피만 이어졌을 뿐 남남이나 다름 없는...아니 남보다 더 못한 그들은 막대한 유산을 놓고 더욱 사이가 틀어진다.

그들의 관계가 그렇게 서먹서먹한것도 사실 따지고 보면 이누가미 사헤 탓이었다. 
이 유언장이 공개되면 분명 사이 안 좋은 세 딸과 세 손자 사이에 큰 싸움이 일어난다는걸 알고 있었을텐데..그는 왜 가문에 불난의 씨앗이 될 그런 유언장을 남겼을까?  이건 '너네들 피터지게 한번 싸워봐라' 라고 대놓고 말하는거나 다름없는데 말이다.

거대한 유산과 유산 상속인들 간의 갈등과 다툼..이런건 추리소설이라면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소재다. 가장 기본적인 본능 혹은 욕구야말로 인간의 추악함을 가장 쉽게 드러내고 강조할 수 있으니 그렇지 않나 싶다.  
 
이누가미 일족에게 불어닥친 불행은 이누가미 사헤의 개인적인 욕심과 이누가미 가 사람들의 유산에 대한 욕심이 원인이었다. 

여기에 반복된 우연과 계획이 얽히고 섥히면서 기괴한 형태의 사건으로 발전한 것 같다. 덕분에 명탐정씨도 해맨듯하고 말이다.

소년탐정 김전일이라는 만화책을 상당히 좋아했던 나는 요코미조 세이시의 책을 이번에 처음 보면서도 여기 등장하는 긴다이치 코스케라는 이름을 알고 있었다. 그냥 이름만 빌린 상태고 김전일이 추리하는거에 정신이 없었던 탓에 크게 관심을 가지진 않았지만 말이다.

명탐정=셜록 홈즈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박혀있다보니(멋지고 다재다능한...?)
긴다이치 코스케가 김전일의 할아버지라는 것 때문에 살짝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걱정한대로 흘러가서 기분이 참 묘하다. 외모는 그냥 평범. 키도 평범. 흥분하면 말을 더듬고 머리를 아주 심하게 긁적거리는 긴다이치 코스케는 이미지상으론 크게 깬다 분위기라서 말이다.

그래도 뭐랄까. 사람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정이 간다고 할까? 매력적인 인물임엔 틀림없다. 뭐, 사람 다 죽어나간다음에 뒷북을 치는듯한 탐정의 모습은 참 안타깝지만 말이다. 이건 추리 소설에 등장하는 탐정 대다수가 겪는 일이니 어쩔 수 없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 코에이사에서 나온 '대항해시대'라는 게임이 있었다.
패자의 증표 같은 이야기가 중심에 있는 게임이었지만 기본은 여러 나라의 도시를 돌아다니며 물건을 사고 팔며 부를 축적하는 것에 있었다.  

난 그 게임을 참 좋아라했었는데, 실제로도 이렇게 물건을 사고 팔면서 전세계를 여행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하는 생각을 해보았었다.

밑천 문제와 내 짧은 영어실력 그리고 소심함으로 인해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걸로만 그쳤지만 말이다.  

내가 게임을 하면서 상상만 했었던 일을 실제로 저지른 사람이 있다. 이 책의 저자 코너 우드먼.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며 하루 일당이 대략 100만원이 넘는 고액 연봉자. 소위 잘나가는 남자.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숫자놀음만 하던 그는..
자신의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자신이 배우고 익힌 것들이 과연 실제 시장에서 얼만큼 먹혀들까하는 궁금증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우선 영국 집을 처리하고 우리나라 돈으로 대략 5천만원쯤을 밑천으로 삼아 자신의 계획을 실천한다. 모로코에서 시작된 그의 여행은 아프리카 대륙의 여러 나라와 인도, 중국을 거쳐 일본. 그리고 남미에서 다시 영국으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마무리 된다.  여행 초반 목표액이었던 1억만들기도 달성하고 말이다. 

솔직히 먹고 살만하니 저런 짓을 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책에는 무엇을 얼마에 사고 얼마에 팔았다 내용 위주고 생각했던것만큼 많은 경제 지식이 소개되지도 않았다. 

상품 선정이나 거래처와 관련해서 그의 인맥이 도움을 주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던 탓에 상대적으로 감동이 적어지는 효과도 있었던 것 같다. 

초반에 들었던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은 책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바뀌었다.

안정된 직장과 두툼한 월급봉투를 놔두고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한다는것, 잘못하면 집 판 돈을 몽땅 잃을 수도 있는데 이런 일을 아무렇지 않게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딘가에 적응이 되고 익숙해지면 나태해지고 머무르기가 더 쉬운데 말이다. 

항상 거래가 성공해서 이득을 남겼던 것도 아니다. 일이 잘 안 풀려 손해를 보는 일도 많았다. 일이 꼬여서 어찌해야할바를 모를 때, 보통 사람같으면 '에라이. 이딴거 때려치고 고향으로 갈래' 이럴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한다고 해서 그를 비난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포기하지도 않았고 결국은 자신의 목표를 이뤘다. 

일을 저지르는(?) 대담함과 실천력, 포기를 모르는 마음가짐. 책장을 덮으면서 다른건 몰라도 이것들만은 확실하게 건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국 3천년의 인간력
모리야 히로시 지음, 박화 옮김 / 청년정신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일본 사람은 여기저기서 긁어모아서 자기 입맛대로 잘라내어 붙이기가 특기라고 할까?

모두 다 그렇다는건 아니다. 내가 읽어본 이런 종류의 책들의 대부분의 저자가 일본 사람이라서 하는 말이다. 

이게 나쁘다는건 아니다. 시간대비로 생각해본다면 이만큼 효율적인것도 없을 것 같다.

짧은 시간에 여러책을 (저자의 입맛이 상당히 감안된 상태긴 하지만) 간단간단하게 볼 수 있는게 장점이라면 장점.

여기에 내용의 깊이나 충실함까지 요구하는건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500페이지 분량에 24권(종류가 24권이지 각각의 권수까지 따지고들면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다 집어넣는게 보통 일은 아니니깐 말이다.  

언급된 책 중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따로 구해서 보충하는 수 밖에 없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