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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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코에이사에서 나온 '대항해시대'라는 게임이 있었다.
패자의 증표 같은 이야기가 중심에 있는 게임이었지만 기본은 여러 나라의 도시를 돌아다니며 물건을 사고 팔며 부를 축적하는 것에 있었다.  

난 그 게임을 참 좋아라했었는데, 실제로도 이렇게 물건을 사고 팔면서 전세계를 여행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하는 생각을 해보았었다.

밑천 문제와 내 짧은 영어실력 그리고 소심함으로 인해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걸로만 그쳤지만 말이다.  

내가 게임을 하면서 상상만 했었던 일을 실제로 저지른 사람이 있다. 이 책의 저자 코너 우드먼.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며 하루 일당이 대략 100만원이 넘는 고액 연봉자. 소위 잘나가는 남자.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숫자놀음만 하던 그는..
자신의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자신이 배우고 익힌 것들이 과연 실제 시장에서 얼만큼 먹혀들까하는 궁금증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우선 영국 집을 처리하고 우리나라 돈으로 대략 5천만원쯤을 밑천으로 삼아 자신의 계획을 실천한다. 모로코에서 시작된 그의 여행은 아프리카 대륙의 여러 나라와 인도, 중국을 거쳐 일본. 그리고 남미에서 다시 영국으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마무리 된다.  여행 초반 목표액이었던 1억만들기도 달성하고 말이다. 

솔직히 먹고 살만하니 저런 짓을 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책에는 무엇을 얼마에 사고 얼마에 팔았다 내용 위주고 생각했던것만큼 많은 경제 지식이 소개되지도 않았다. 

상품 선정이나 거래처와 관련해서 그의 인맥이 도움을 주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던 탓에 상대적으로 감동이 적어지는 효과도 있었던 것 같다. 

초반에 들었던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은 책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바뀌었다.

안정된 직장과 두툼한 월급봉투를 놔두고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한다는것, 잘못하면 집 판 돈을 몽땅 잃을 수도 있는데 이런 일을 아무렇지 않게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딘가에 적응이 되고 익숙해지면 나태해지고 머무르기가 더 쉬운데 말이다. 

항상 거래가 성공해서 이득을 남겼던 것도 아니다. 일이 잘 안 풀려 손해를 보는 일도 많았다. 일이 꼬여서 어찌해야할바를 모를 때, 보통 사람같으면 '에라이. 이딴거 때려치고 고향으로 갈래' 이럴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한다고 해서 그를 비난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포기하지도 않았고 결국은 자신의 목표를 이뤘다. 

일을 저지르는(?) 대담함과 실천력, 포기를 모르는 마음가짐. 책장을 덮으면서 다른건 몰라도 이것들만은 확실하게 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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