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가미 일족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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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달에 중고로 구매한 책 중에 그의 책이 3권 포함되어있는데, 솔직히 말해 요코미조 세이시의 책을 처음부터 노리고 샀다기보단 단지 가격이 착해서 업어온 것 뿐이었다. 그의 세 작품 중 표지가 가장 강렬했던 탓에 가장 먼저 손이 갔다. 

재벌 이누가미 사헤 옹이 81세의 나이로 사망하고, 유언장이 밝혀지자 이누가미 가는 발칵 뒤집힌다. 

이누가미 사헤는 젊은 시절의 은인 노노미야 다이니를 잊지못해, 그의 손녀 다마요가 부모를 잃고 혼자가 되자 거뒀는데 유언장에 따르면, 다마요가 이누가미 사헤의 세 손자 중 한명과 결혼을 하면 그 부부에게 그의 재산 전부를 준다는거였다.(유언장엔 이것말고 세세한 내용들이 더 있지만 그건 읽는 사람 몫으로 남겨두겠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는데 아무리 은인의 손녀라고 해도 피붙이 제쳐놓고 그녀에게 전재산에 대한 1차적인 권리를 준다는것..이건 보통 사람들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보은하는 차원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났다. 

이누가미 사헤의 세 딸은 각각 어머니가 달랐던 탓에 딱히 자매애같은게 없었고 그건 그녀들의 자식들도 마찬가지였다. 단지 피만 이어졌을 뿐 남남이나 다름 없는...아니 남보다 더 못한 그들은 막대한 유산을 놓고 더욱 사이가 틀어진다.

그들의 관계가 그렇게 서먹서먹한것도 사실 따지고 보면 이누가미 사헤 탓이었다. 
이 유언장이 공개되면 분명 사이 안 좋은 세 딸과 세 손자 사이에 큰 싸움이 일어난다는걸 알고 있었을텐데..그는 왜 가문에 불난의 씨앗이 될 그런 유언장을 남겼을까?  이건 '너네들 피터지게 한번 싸워봐라' 라고 대놓고 말하는거나 다름없는데 말이다.

거대한 유산과 유산 상속인들 간의 갈등과 다툼..이런건 추리소설이라면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소재다. 가장 기본적인 본능 혹은 욕구야말로 인간의 추악함을 가장 쉽게 드러내고 강조할 수 있으니 그렇지 않나 싶다.  
 
이누가미 일족에게 불어닥친 불행은 이누가미 사헤의 개인적인 욕심과 이누가미 가 사람들의 유산에 대한 욕심이 원인이었다. 

여기에 반복된 우연과 계획이 얽히고 섥히면서 기괴한 형태의 사건으로 발전한 것 같다. 덕분에 명탐정씨도 해맨듯하고 말이다.

소년탐정 김전일이라는 만화책을 상당히 좋아했던 나는 요코미조 세이시의 책을 이번에 처음 보면서도 여기 등장하는 긴다이치 코스케라는 이름을 알고 있었다. 그냥 이름만 빌린 상태고 김전일이 추리하는거에 정신이 없었던 탓에 크게 관심을 가지진 않았지만 말이다.

명탐정=셜록 홈즈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박혀있다보니(멋지고 다재다능한...?)
긴다이치 코스케가 김전일의 할아버지라는 것 때문에 살짝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걱정한대로 흘러가서 기분이 참 묘하다. 외모는 그냥 평범. 키도 평범. 흥분하면 말을 더듬고 머리를 아주 심하게 긁적거리는 긴다이치 코스케는 이미지상으론 크게 깬다 분위기라서 말이다.

그래도 뭐랄까. 사람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정이 간다고 할까? 매력적인 인물임엔 틀림없다. 뭐, 사람 다 죽어나간다음에 뒷북을 치는듯한 탐정의 모습은 참 안타깝지만 말이다. 이건 추리 소설에 등장하는 탐정 대다수가 겪는 일이니 어쩔 수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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