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 피나코테크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11
실비아 보르게시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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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에북스에서 출판된 세계미술관기행 11번째 시리즈 《알테 피나코테크(2014.2.15)》의 첫인상은 으스스했다. 책 표지를 본 순간 영화에서 봤던 중세시대에 은밀하게 활동하는 마법사나 뱀파이어 곁에서 조력자 역할을 하는 인물 같은 분위기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표지를 장식한 명화는 독일 르네상스 회화의 완성자 알브레히트 뒤러의 ‘모피를 입은 자화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모피를 입은 자화상’은 독일 최초의 정면초상화(p.55)라는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이런 명화를 앞에 두고 으스스한 첫인상, 마법사 운운한 내 감각이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피나코테크는 회화수집관이란 의미로 독일 뮌헨에는 세 개의 피나코테크(미술관)가 있다. 그 중에서 1826년 4월 7일 건설에 착수하여 1836년에 완공된 알테 피나코테크는 14세기에서 18세기까지의 유럽 회화 명작을 전시하는 미술관이다. 왕가의 사람들이 수집했던 회화적 유산을 수용하기 위해 건설되었던 알테 피나코테크는 취향이 서로 다른 여러 명의 군주가 바뀌고 전쟁을 겪은 후 몇 명의 관장을 거치면서도 예술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을 보존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마로니에북스의 《알테 피나코테크》는 역사적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명화를 소개한다.

 

근대 회화를 전시하는 ‘노이에 피나코테크’와 달리 ‘알테 피나코테크’는 고대(고전) 회화를 전시하는 미술관이기에 종교와 관련된 제단화와 신화나 우화를 바탕으로 그려진 회화가 대부분이다. 마로니에북스의 《알테 피나코테크》에서 소개하는 그림을 보면서 단편적으로나마 19세기 이전에 그려진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님’, ‘십자가형을 받으신 예수님’을 시대마다 어떻게 다르게 그려졌는지 비교할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아무런 설명 없이 혼자 봤으면 그냥 지나쳤을 법한, 대(大) 루카스 크라나흐가 그린 십자가형(1503년)의 못에 박혀 부어오른 예수의 발과 같은, 그림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체크해 줘서 재미있고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독일 뮌헨에는 ‘알테 피나코테크’와 더불어 18세기 말부터 20세기까지의 작품을 전시하는 ‘노이에 피나코테크’ 그리고 현대미술과 20세기 디자인을 전시하는 ‘피나코테크 데어 모데르네’가 함께 예술지구를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독일 뮌헨에 가면 세 개의 미술관을 관람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경험이 되리라 기대된다. 책 속에 수록되지 못했지만 알테 피나코테크가 소장하고 있는 수 백 만개의 작품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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