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번지는 곳, 뉴욕

이야기가 번지는 곳 뉴욕 ㅣ In the Blue 11
문지혁 지음 / 쉼 / 2012년 12월

나에게 「뉴욕」이란 도시는 그 어느 유명한 외국 도시보다 참으로 친근하다. 뉴욕이란 도시를 소개하는 다수의 책을 이미 읽어서 그러하고, 또한 뉴욕만큼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도시도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뉴욕을 접할 기회가 자주 있었다. 특히, 월드스타 싸이가 2012년 12월 31일 타임스스퀘어에서 공연했다는 사실도 뉴욕을 가까이 느끼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이제는 뉴욕 거리 곳곳에 내 발자국을 남겨야 할 일만 남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책으로든 텔레비전으로든 더 이상 보여 지는 뉴욕은 사양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뉴욕』을 소개하는 여행에세이를 집어든 이유는 ‘번짐 시리즈’로 부터 선택된 뉴욕에는 분명 내가 모르는 모습과 색깔이 숨겨져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번짐 시리즈와의 깊은 인연으로부터 얻게 된 감!이랄까.

나는 《이야기가 번지는 곳, 뉴욕(2012.12.25. 쉼)》에서 보여주는 New York을 『속삭임과 다양한 이유, 행복한 미로(본문 중에서)』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싶다. 단어 ‘속삭임’의 느낌은 굉장히 친밀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간격을 찾을 수 없다. 콧등이 맞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속삭일 수 있는 사람들은 가족과 친구, 연인 등 오랜 시간 함께 감정을 나눈 사람들에게만 가능하다. 하지만 뉴욕에서는 혼자서 떠도는 여행자에게도 속삭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만 같다. 홀로 테이크아웃 커피를 손에 들고 브라이언트 파크를 찾아서 속삭이고 싶어진다. 뉴욕 거리라면 그곳이 어디든 여행자를 반겨줄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뉴욕을 찾는 제각각 ‘다양한 이유’를 가진 여행자들에게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기발한 답을 발견하게 되는 ‘행복한 미로’를 제공하는 뉴욕의 거리는 보물 상자다. 누가 그 보물 상자를 열고 어떤 보석을 꺼낼지는 뉴욕을 방문하는 여행자에게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다.

여행자마다 다른 이야기를 쓸 수 있는 뉴욕의 거리에서 나의 이야기는 어떤 단어로 시작될지 무척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