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날들 - 대서양 외딴섬 감옥에서 보낸 756일간의 기록
장미정 지음 / 한권의책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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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42인치 텔레비전 화면을 가득 메운 배우 전도연과 고수의 울부짖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제가 본 영상은 영화 『집으로 가는 길(2013.12.11. 개봉)』의 예고편이었는데요. 두 명의 주인공의 오열하는 표정, 눈물범벅이 된 얼굴을 보며 이 영화가 다루는 내용도 참 깊은 사연을 갖고 있구나, 짐작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그 실제 이야기가 책으로도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얼핏 책 소개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대서양 외딴섬 감옥에서 보낸 756일간의 기록’이란 부제가 달린 《잃어버린 날들(2013.12.30. 한권의책)》은 2004년 프랑스 파리 오를리 공항에서 마약 운반범으로 검거된 후 교도소에 수감되어 756일 동안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던 30대 주부, 장미정의 실제 기록입니다. 이 책은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아가던 삶, 갑자기 어려워진 집안 사정 그리고 지인(주진철)으로부터 금광에서 캔 원석을 운반하는 일을 권유받아 비행기에 올랐다가 코카인을 운반했다는 죄목으로 공항에서 검거되어 말로는 표현하기 조차 힘든 끔직한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사연 등의 줄거리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단순히 원석을 운반하는 간단한 일인 줄만 알고 수락하였다지만 분명 3백만 원이라는 수고비를 얻기 위함이었고, 아무것도 모른 채 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운반한 가방에 코카인이 들어있었기에 전혀 잘못이 없다고 말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앞뒤를 따져보면 분명히 억울한 측면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잘잘못을 떠나 말도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검거되어 교도소에 수감된 대한민국 국민의 어려운 상황을 방관한 프랑스 현지 한국대사관과 한국 정부의 무책임한 행동은 우리가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합니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보호 할 의무가 있는 국가가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국민을 외면했다는 사실에 분노합니다.

 

그녀의 에필로그에서 한국에 돌아온 지 팔 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상처가 아물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껏 가족을 위해 과거 끔찍했던 악몽에서 벗어나려고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타지에서 절망적인 나날을 보내는 대한민국 국민이 없기를 그리고 대한민국으로부터 버려졌다는 생각에 자신의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국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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