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버트런드 러셀 지음, 최혁순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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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2013.10.25.문예출판사)》는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 종교, 학문 그리고 정치에 관한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인문서이다. 완벽한 지성을 갖춘 철학자라고 평하고 싶을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버트런드 러셀이 말하는 종교와 학문, 정치에 대한 견해를 그의 글로 읽는다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영광이다. 그런데 삶에 회의적이었던 인물로 알고 있는 그가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사실이 의아했다. 버트런드 러셀은 스스로 다섯 살이던 어느 날 앞으로 일흔 살까지 살아야 하는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지루할까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고백한다. 또한 사춘기 때는 자살의 유혹도 느꼈었다고 말한다. 그랬던 그가 말하는 행복에 대한 가치관은 굴곡 없이 살아왔던 사람이 말하는 그것보다 진정성을 갖추었으리라 짐작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를 읽으며 인상 깊은 글은 「행복에 이르는 길」이란 주제로 쓴 글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행복하길 원한다. 생존을 위한 모든 행동은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다. 그러나 행복을 느끼는 기준은 개인적인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동일하거나 일정하지 않다. 버트런드 러셀이 설명했듯이 행복의 조건은 있어도 행복의 규칙은 없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행복에 이르기 위한 길은 버트런드 러셀이 이 책에서 『행복』에 이어서 말하고자 하는 종교와 학문, 정치와 연결되어 있다. 버트런드 러셀이 수학에 대한 탐구욕을 불태우면서 삶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버릴 수 있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리고 「나는 어떻게 글을 쓰는가」란 주제의 글도 인상 깊었는데 이유는 하루에 고칠 필요가 없는 약 3천 단어 이상의 글을 써내는 초인적인 능력을 지녔던 버트런드 러셀의 노하우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나의 글쓰기 실력을 확 바꿀 수 있을 대단한 비법을 전수받은 것은 아니지만 평범한 사람은 따라갈 수 없는 천재적인 능력을 지난 철학자의 글쓰기 방법에 대한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었기에 내게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나도 ‘어떤’ 노력을 시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기의 지성, 철학자’라 불리는 버트런드 러셀의 인문서라고 해서 오랜 시간 붙잡고 있어야 할 책이라고 지레 짐작하고선 반드시 마지막 장까지 읽어내겠다고 마음을 단단히 다잡고 시작했는데 의외로 술술 읽히는 바람에 약간 얼떨떨하다. 그런데 책을 덮고 보니, 이 책은 버트런드 러셀의 대표 에세이를 골라 엮은 것이라고 한다. 왜 쉽게 읽혔는지 이제야 이해가 된다. 저자가 버트런드 러셀이라고 해서 어려울 것이라고 미리 예상한 뒤 읽어보지도 않고 뒷걸음치지 마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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