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 받은 황비 1~2 세트 - 전2권 블랙 라벨 클럽 7
정유나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로맨스 소설은 정말 오랜만에 읽습니다. 어쩐지 로맨스 소설은 어릴 때나 읽음직하다는 편견 때문인지, 아니면 전공서적 혹은 인문서적을 위주로 읽겠다는 다짐 때문인지 눈길을 사로잡는 로맨스 소설과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가장 강력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트와일라잇」시리즈를 버금가는 로맨스 소설은 이제 없을 거라는 이상한 믿음으로부터 비롯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올 가을 드디어 만났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갑작스럽게 쌀쌀해진 날씨에 마음이 싱숭생숭 했는데요. 이런!! 《버림 받은 황비(2013.09.27.디앤씨미디어)》를 읽은 후 더더욱 마음 둘 곳이 없어졌습니다. 나도 모르게 ‘외롭다’라는 말을 내뱉는 나를 발견하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를 만큼.

 

《버림 받은 황비》는 「카스티나 제국」이라는 가상공간이 배경입니다. 그리고 카스티나 제국을 다스리는 황제와 황태자 그리고 황제에게 충성을 맹세한 모니크 후작가, 라스 공작가, 베리타 공작가의 사람들이 주요 등장인물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모니크 후작가의 여식 ‘아리스티아 라 모니크’이며, 이야기의 출발은 모두 아리스티아의 기억과 연결됩니다.

 

1권의 처음, 태어나자마자 황태자비로 내정되어 미래의 황후로서의 교육을 받으며 자랐던 아리스티아가 등장합니다. 그러나 아리스티아는 황후가 되지 못하고 황비가 되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그녀가 황제에게 죽음을 당해 모니크 후작가는 몰락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리스티아가 불행했던 이유는 그녀에게 냉담했던 황태자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눈을 떠보니 그녀는 열 살 소녀였습니다. 기억 속에서 분명 열일곱이었는데 말입니다. 차가운 황제에게 모욕당하고 죽음을 당한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열 살 소녀 아리스티아는 다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삶을 살지 않겠다고, 미래 황후라는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겠다고 신께 맹세합니다.

 

현재 아리스티아가 살아가는 시간은 그녀의 기억 속에 있는 전생과는 다릅니다. 오롯이 그녀를 신뢰해주며 사랑해주는 아버지가 계시고, 알렌디스와 카르세인이라는 두 명의 친구가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황태자 루블리스는 전생에서 그녀에게 늘 차가웠던 그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그러나 아리스티아는 전생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전생과 같은 운명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커질수록 전생의 기억에 매달리게 됩니다. 2권 마지막, 그녀의 현재 심경이 체스판 위에 놓인 말을 통해 그려진 부분의 심리 묘사는 정말 멋집니다.

 

《버림 받은 황비 1,2권》은 여주인공의 혼란스러운 심리가 주를 이룹니다. 로맨스의 방향이 어느 쪽으로 향할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나는 이 소설을 무척 설레면서 읽었습니다. 아직 아리스티아의 마음이 누구에게로 향할지 알 수 없지만, 누구를 만나든지 그녀를 응원하고 싶을 만큼 나는 그녀의 팬이 되었습니다.

 

《버림 받은 황비》는 총 5권의 장편소설입니다. 총 5권 중 2권을 읽었으니 소설 구성단계 중 ‘발단에 이어 전개’까지 읽은 셈입니다. 앞으로 주인공 아리스티아의 운명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아리스티아를 바라보고 있는 세 명의 남자는 또 어떻게 될지 무척 궁금합니다. 그리고 아리스티아는 벗어나고 싶었던 전생의 기억에서 자유로워졌을지, 뒷이야기를 어서 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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