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BANGKOK)이란 글자가 크게 프린트된 표지를 보고 집 안에서 나의 공간인 ‘방’에 ‘콕’ 박혀서 보내는 휴가를 떠올렸을 만큼 내게 여행(특히, 해외여행)은 일상적이기 보다 특별하다. 속 모르는 사람들은 ‘길치, 방향치’라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일부러 길거리를 돌아다녀야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무작정 낯선 장소로 떠나기에는 내 마음이 너무나도 심약하다. 그래서 나는 국외 여행보다는 국내 여행을, 아무런 계획 없이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닌 오랜 고민과 치밀한 계획 후 떠나는 여행을 추구한다. 그렇다 보니 여행하고 싶은 도시는 점점 많아지는 것과는 달리 직접 발로 걷고 눈으로 보면서 경험한 도시의 숫자는 점점 적어지고 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는 직접 떠나는 여행 대신 ‘책 여행’을 즐긴다.
《방콕(BANGKOK) 홀리데이(2013.09.23. 꿈의지도)》는 태국의 수도 방콕의 알짜배기 여행정보를 수록한 책이다. 여행지에서도 손에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사이즈의 책에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풍부한 사진과 정보가 담겨있다. 제일 먼저 방콕에 도착했다면 반드시 봐야할 풍광들, 반드시 경험해봐야 할 것들, 반드시 먹어야할 음식들을 모아서 소개한다. 가야할 곳, 해봐야 할 것, 먹어야할 음식들이 너무 많아 무엇부터 골라야 할지 갈팡질팡하게 만든다. 이어서 싱글여행, 가족여행, 신혼여행 등 누구와 어떤 목적으로의 여행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방콕 여행 일정을 여섯 가지로 나누어서 수록했다. 나처럼 여행에 익숙하지 않아 일정 세우는 것부터가 막막한 사람에게는 정말 유용한 정보다. 그리고 방콕의 즐길 거리를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방콕을 대표하는 축제, 섬 여행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등장하지만, 나는 ‘스파와 마사지’에 관심이 갔다. 요즘 어깨와 목 치료를 위해 물리치료를 다니고 있던 터라 ‘몸의 아쉬운 부위를 귀신같이 알고 꼼꼼하게 마사지해주는 왓포 마사지는 몇 번을 가도 아깝지 않은 곳(p.69)'이란 추천 글에 마음을 빼앗겼다. ’마사지‘의 유혹이 낯선 곳으로의 떠남의 두려움도 이겨내게 도와주는 강력한 촉매제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만큼.
예전에는 여행지에서의 잠자리는 걱정거리가 아니었다. 무엇을 보고, 먹을 것인가가 더 중요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잠자리가 편해야 전체적인 여행 일정의 만족도가 더 높아졌다. 나이 들었다는 증거라도 된 양 마음이 씁쓸하지만 현실은 그렇다. 그래서 방콕에서의 잠자리도 무척 궁금한 정보였다. 책에서 소개하는 호텔 종류는 다양하다. 호텔 고르는 팁도 수록되어 있는데, 여행 목적에 적합하면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잠자리를 고를 수 있는 실질적인 정보다. 이외에도 《방콕(BANGKOK) 홀리데이》에는 태국의 수도 방콕을 여행할 때 꼭 필요한 정보가 가득 담겨있다. 방콕을 여행지로 선택한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한 책이다.
서둘러 찾아온 찬바람이 단단히 여문 옷깃을 헤치고 들어와 온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지금, 나는 방콕의 마사지 숍으로 달려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