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치지 않는 비 - 제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개정판 문학동네 청소년 17
오문세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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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지 않는 비(2013.1.24. 문학동네)》를 읽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작품에 대한 궁금증, 호기심을 갖게 만들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그치지 않는 비’라는 제목에서 우울함, 좌절감 등등 내 힘으로는 어찌해 볼 수 없는 무거운 상황이 예상되었는데, 내리는 비를 피하지 않고 무조건 온 몸으로 맞고 걷는다는 것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얼마나 힘들지 상상할 수 있기에 그 무거운 상황으로부터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탈출하는지 그 과정을 확인하고 싶었다.

 

소설의 주인공인 ‘나’는 열아홉 살이며 고3 학생이지만 학교를 가는 대신 아버지가 숨겨둔 돈을 챙겨 형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처음에는 무작정 우연히 잡지에서 본 초등학교 동창생을 만나러 가기로 했다. 하지만 형과 함께 한 여행길에서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외모 때문에 패스트푸드점에서 만난 할머니에게 혹은 청소년 선도에 앞장서는 목사 등 사람들에게 간섭을 받는다. 그리고 여행을 떠나기 전과 달라진 것 없는, 견디기 힘든 하루가 계속된다(p.134).

 

어머니의 고향이면서 동시에 어머니를 하늘로 보내드린 곳, 그리고 형을 하늘로 보낸 그 곳에서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형의 존재를 떨쳐버린 주인공 ‘나’는 형이 죽기 전날 마지막 통화에서 형에게 모질었던 자신과 너무 빨리 하늘로 가버린 엄마와 형과 자신을 따뜻하게 돌보지 않은 아빠를 용서한다. 이 모든 것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내리는 ‘비’와 같다는 사실을 여행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후기를 읽으며 내가 왜 이토록 이 책을 읽어 내려가는 게 힘겹게 느껴졌는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작가가 숨겨 놓은 ‘거장들의 소설에 대한 오마주’를 찾지는 못했지만 작품의 분위기는 ‘코맥 매카시’의 소설을 읽을 때와 비슷한, 손을 뻗으면 잡힐 것만 같은 그 무언가를 쫓는 불안하면서도 막막한 길을 걷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무겁고, 조금은 어려운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람은 누구나 살다보면 어느 순간 한계를 느끼게 되기 마련이고 그 한계의 벽을 어떻게 뚫고 앞으로 나아가느냐가 미래의 삶의 방향을 결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소설 속 ‘나’는 드디어 홀로서기에 성공했지만 언제 또 다른 벽과 부딪치게 될지 모른다. 그래도 가 봐야 하지 않을까(p.212). 지금 내게 내리는 게 비인지 아닌지는 가 봐야 아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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