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희와 중빈의 남미여행기 1부 《안아라, 내일은 없는 것처럼》에서는 남미의 아픈 역사를 아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면, 아들과 함께 떠난 작가의 남미여행 두 번째 이야기인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2013.1.9. 북하우스)》는 따뜻하고 푸근한 인심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이 되었다. 1부의 마지막 여행지였던 콜롬비아의 빌라 데 레이바에 이어서 2부에서는 콜롬비아의 산힐, 발리차라에서 에콰도르와 칠레를 지나 볼리비아의 우유니를 거쳐 칠레의 산티아고에서 여행의 막을 내리는 여정이 그려진다.
남미여행기 2권은 콜롬비아 산힐의 치카모카 국립공원에서 패러글라이딩을 경험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교관과 함께 하늘을 나는 패러글라이딩은 고작 12분을 허용할 뿐이다. 하지만 작가에게 허용된 12분이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하여 하늘에서 보내는 12분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12분은 매번 새로웠다(p.15)'라고 표현한 짧은 문장에서 완벽하게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치안이 불안하다고 소문난 콜롬비아에서도 낯선 여행자에게 그리고 어린이에게 넉넉하고 다정한 마음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사는 모습에 마음이 푸근해졌다. 또한 깊은 계곡에 세워진 라스 라하스 성당의 우뚝 선 모습이 주변 풍광과 묘하게 어울리는 것 역시 콜롬비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변화시키도록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이후 에콰도르와 칠레, 볼리비아로 계속된 여행에서 가장 눈에 띄는 매력은 사람들과의 만남이었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그 사람들과의 격 없는 조화가 바로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는 마력이 아닐까 생각했다.
오소희의 여행에세이 1, 2권을 읽으면서 가장 부러웠던 점은 작가의 아들 중빈이 여행지에서 사귄 친구들이었다. 낯선 장소에서 낯선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가까워지고 마음을 여는 중빈의 모습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쉽게 말을 섞지 못하는 내 성향과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중빈은 내가 꼭 닮고 싶은 모습이기에 질투가 났다. 작가의 어린 아들에게 질투를 느낀 나, 책을 읽으며 처음 경험하는 감정이다. 나도 그러하지만,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꼭 가고 싶은 도시 혹은 나라, 산 등등을 목록으로 작성해 놓았다. 내 목록에는 세 번째로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이 링크되어 있는데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를 읽으며 간접 경험 한 것은 대만족이었다.
90일 동안의 남미여행기를 2권의 책으로 마스터했다. 하지만 여행 후 도시의 일상으로 돌아온 작가의 적응기를 읽으며 남미여행을 완벽하게 마스터하지 못했음을 알았다. 나는 내 차를 비롯해서 내가 아끼는 것들을 버리고 축소할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역시 여행은 앉아서 하는 게 아니라 떠나야 하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