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독자들은 참 많습니다. 기발한 상상력으로 매번 다른 세상을 보여주는 그의 작품 세계를 좋아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저는 지금껏 그의 작품을 읽지 않았습니다. 그의 책을 읽기 시작하면 채 한 장도 넘기지 못하고 덮어버리게 되더라고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가이지만 저에게는 아주 먼 나라에 살고 있는 작가였던 것이지요. 그러던 차에 몇 년 전 라디오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관련된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그는 16살부터 글쓰기를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자신만의 즐거움을 위한 수단, 즉 취미로 시작했다지 뭡니까!! 글쓰기가 즐거움을 주는 취미라니, 순간적으로 질투가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저는 책을 읽고 난 뒤 짧은 서평을 남기는 글쓰기 과정도 힘겨웠거든요. 그 이후로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저의 질투의 대상이 되었답니다.

 

질투를 부르는 사나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퇴근 시간에 듣는 라디오(EBS 책읽어주는라디오)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웃음』을 읽어주는 겁니다. 처음에는 ‘아, 이번에는 재미없는 책이구나.’ 실망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더군요. 거의 결말에 다다랐을 때는 집에 도착하면 차에서 내리기가 싫을 정도였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재미있게 들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정말 재미없는 이야기는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드디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에 도전 해 보려 합니다. 바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2011.03.03. 열린책들)》부터 시작합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은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창조적 원천이 어디에서 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그가 열네 살 때부터 써온 비밀스러운 노트에 담긴 이야기들을 묶어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요. 책장을 넘기면서 그의 영감은 아마도 오랜 세월 다양한 주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연습에서부터 온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학교 공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 사회에서 공부와 전혀 상관없는 글을 쓰고 있는 아이를 본다면 부모님 혹은 선생님은 칭찬 해 주실까요. 창의력, 창조력 등등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현대에는 허용될 지도 모르겠지만, 과거에는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꿀밤을 때릴 기회를 제공하는 노릇이 될 것만 같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383가지의 키워드를 통해 그만의 독특한 해석을 제시합니다. 그는 자신의 비밀스런 노트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고 글 쓸 소재를 찾는다고 하는데요. 저는 며칠 동안 책장을 넘겨보아도 기막힌 생각이 떠오르지도 않고 단지 점점 더 지루해질 뿐입니다. 아, 또 이렇게 베르나르 베르베르에게 무릎을 꿇게 되나 봅니다. 그에게 가장 소중한 지식창고를 내가 소유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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