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제주도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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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번째 제주도 여행은 대학교 졸업을 기념하기 위함이었다. 2박3일의 일정이었는데 지금까지도 또렷하게 기억하는 것은 줄곧 비가 왔었다는 것과 한라산 등반을 하면서 죽을 만큼 힘들었다는 것, 두 가지이다. 그 후 서른을 넘기고 친구들과 함께 떠났던 제주도는 눈이 부시도록 푸른빛을 내는 바다에 발을 담그고 무척 행복해 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힘들었던 기억과 행복했던 기억, 두 번의 여행에서 정반대의 감정을 경험했었다. 하지만, 제주도의 문화와 역사 등 유적지에 관해서는 아는 게 없다. 아니, 알려고 하지 않았다. 단지 내가 살고 있는 육지와 다른 풍광을 가진 그곳이 좋았다. 어떤 곳에 가면 더 아름다운 풍광과 마주할 수 있을지 알고 싶었다. 제주도를 소개하는 여러 권의 책을 읽으면서 가고 싶은 박물관과 휴양림 등을 체크하였고, 제주도의 숨어있는 비경을 만날 기대감만 키워갔다.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시리즈는 유명하지만 나는 작년에 읽은 6번째 ‘인생도처유상수’가 처음이었다. 경복궁과 순천, 부여의 문화와 역사를 알게 된 좋은 시간이었고 이전의 시리즈도 챙겨 읽을 계획을 세웠었다. 그리고 단지 좋은 풍광, 비경과의 만남을 위한 떠남 보다는 그 안에 녹아있는 역사를 보고 배우는 떠남도 멋지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2012.9.13. 창비)》의 출간 소식을 들었을 때 ‘아무리 바빠도 이 책은 꼭 읽자’고 생각했다. 제주도를 동경하지만 정작 제주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 이 무지에서 탈출하고 싶었고, 벌써 7번째 시리즈를 맞이한 문화유산답사기가 한 권을 통째로 제주도에 할애할 정도면 분명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보물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주 허씨를 위한 제주학 안내서’라는 제목의 서문에서 유홍준 교수님은 왜 제주관광이 아닌 「제주학」이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한다. 하지만 서문만을 읽고서는 교수님이 제시하는 「제주학」의 진짜 의미를 예감하긴 어렵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제주답사를 읽어봐야만 「제주학」이란 단어의 의미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된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했던가. 어쩌면 이미 무심코 지나쳤을지도 모를 곳이건만, 이 책을 읽고 보니 어느 한 구석도 애착이 가지 않는 곳이 없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에서도 제일 유심히 읽은 부분은 ‘탐라국 순례’로, 제주의 역사를 말해주는 탐라국의 옛 자취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제주도에서 고려시대 역사를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엊그제 만난 지인 중 한 명이 회사 산악회에서 10월 말에 제주도를 가기로 했다는 얘기를 했다. 그 얘기를 듣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제주 편이 출간되었음을 전달하면서 제주도로 떠나기 전 꼭 읽어보라고 권했었다. 책을 다 읽고 보니 교수님과 함께 제주도 답사를 떠났던 학생들이 부러워졌고, 이 책을 읽고 제주도로 떠날 지인에게 질투가 났다. 나는 언제 그곳에 갈 수 있으려나. 제주가 몹시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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