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 도스또예프스끼의 삶과 예술을 찾아서
이병훈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오래 전 평소에 좋아하던 화가 고흐를 깊이 이해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그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강렬하고 화려한 색채에 마음을 빼앗겼지만 그림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화가의 불안한 심리상태 때문에 그의 그림을 온전히 기쁜 마음으로만 즐길 수 없었던 게 안타까웠었습니다. 그런데 고흐가 어머니, 동생, 고갱 등에게 보냈던 편지로 엮은 책을 읽으면서 화가의 인생과 생각에 조금이나마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후 그의 그림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더 깊은 마음으로 그의 작품을 흠모하게 되었습니다.

 

「도스또예프스끼의 삶과 예술을 찾아서」란 부제가 달린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2012.1.6. 문학동네)》의 띠지에 인쇄되어 있는 ‘너무 익숙한 그러나 너무 낯선 이름’이란 글이 내 마음을 콕하고 찔렀습니다. 우리 시대의 고전을 꼽을 때면 빠지지 않고 선정되는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비롯해서 도스또예프스끼의 작품 중에서 제대로 읽은 소설이 없기 때문입니다. 읽다가 포기한 소설만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제게 도스또예프스끼란 이름은 정말로 익숙하지만 낯선 이름이 되어버렸거든요.

 

도스또예프스끼의 사진을 볼 때면 고집스럽고 무서운 인상에 주눅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읽기를 끝내지 못한 그의 작품들 때문에 도스또예프스끼를 떠올리면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의 소설을 언젠간 읽어 내리라는 다짐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고흐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이 책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가 도스또예프스끼와 나 사이에 있는 벽을 허물 수 있는 매개체가 될 것이란 예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는 도스또예프스끼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삶의 흔적을 쫓아가는 여정을 담았습니다. 책에서 도스또예프스끼의 문학 세계의 중요한 테마가 어떻게 탄생하였는지 그리고 세계적 대문호인 그의 어떤 경험이 문학 세계에 영향을 끼쳤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는 화려하고 안락한 귀족의 삶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았습니다.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가난과 희망이 없어 보이는 민중들은 도스또예프스끼가 목격하고 체험한 삶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가 사형선고를 받고 죽음 직전까지 갔었다는 사실에 놀랐고, 도스또예프스끼 자신에게도 큰 충격이었다는 점이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또한 <죄와 벌>을 통해 알게 된 도스또예프스끼의 내면세계는 그를 더욱 안쓰럽게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미루기만 했던 그의 소설 읽기 도전을 아주 의욕적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에너지가 온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분 좋은 느낌에 행복해 집니다.

 

우리는 저자의 여행에 무임승차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절호의 기회가 또 있을까요. 「도스또예프스끼의 삶과 예술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에 꼭 동참하시길 바랍니다. 후회하지 않을 여행이 될 것임을 보증합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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