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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왕을 고백하다 - 의자왕과 계백, 진실은 무엇인가? ㅣ 백제를 이끌어간 지도자들의 재발견 2
이희진 지음 / 가람기획 / 2011년 10월
평점 :
‘백제를 이끌어간 지도자들의 재발견1’ <근초고왕을 고백하다(2011.4.20. 가람기획)>에 이어 읽은 ‘백제를 이끌어간 지도자들의 재발견2’ 《의자왕을 고백하다(2011.10.7.가람기획)》는 한 마디로 ‘가능성’을 이야기한 책이라 하겠다. 역사에 있어서 기본적인 ‘사료비판’이라는 것은 기록을 누가 어떻게 남겼는지 에서부터 시작된다(p59). 이 말은 전설이나 후대에 전해져 내려오는 기록이 전무한 경우는 ‘사료비판’이 불가능해 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고구려, 신라와 비교하였을 때 흔적조차 모호한 백제사를 사료비판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라 하겠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다룬 백제의 멸망이라는 중대하고도 커다란 사건의 중심에 놓인 두 인물 - 의자왕, 계백 - 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들도 사료비판 보다는 상식에 의존한 가능성을 생각해 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이라는 것이 얼토당토아니한 이야기들은 아니다. 우리의 고대사에서 백제는 그 흔적을 찾는 시도조차도 많은 수고가 필요할 만큼 미비한 수준이지만, 저자는 <구당서>, <삼국사기> 등의 자료를 참고하여 당시의 정황을 유추해봄으로써 현재 우리가 상식처럼 인지하고 있는 의자왕과 계백의 감추어진 진실에 다가가고자 노력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은 모두 백제가 멸망한 이후 후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의자왕과 계백의 이미지를 벗겨내고 그들의 진실을 되찾기 위함이다. 저자는 멸망한 나라의 마지막 왕이라는 사실 때문인지 유독 부정적인 색깔이 짙은 의자왕의 평가와, 그와는 반대로 평가가 한없이 후하기만 한 계백의 긍정적 이미지를 바로잡는다. 우선 설화와 전설에서도 극명하게 대립되는 의자왕과 계백의 이미지를 보여주며,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다른 의자왕과 의자왕 시대의 신라와 백제의 상황을 보여준다. 그리고 망해가는 나라에 끝까지 충성을 바친 계백 장군에 관해서 사실과 다른 역사적 흔적을 제시한다. 이를 통하여 왜 의자왕과 계백의 평가가 극명한 대립각을 이루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나아가 의자왕의 타락, 외척의 횡포 등의 백제의 멸망 이유를 놓고서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과 상식적인 수준에서 수정되어야 할 부분을 짚어준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사실과 다른 오류가 개입할 여지가 충분하다. 충분한 기록이 남아있는 역사에서도 이럴진대, 역사적 흔적을 찾기조차 힘든 고대사는 더 말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고구려, 신라와 비교해서 항상 미비하게만 다루어져오던 백제사를 이제는 편견과 선입견을 버리고 새롭게 바라봐야할 시점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