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사랑한 베르사유 - 역사의 숨결, 예술이 스민 베르사유 문화 산책
강문정 지음 / 샘터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베르사유를 떠올리면 사춘기 시절 가슴 설레면서 읽었던 만화 ‘베르사유의 장미’가 생각난다.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났던 시기를 배경으로 혼란의 시기를 살아낸 세 명의 인물의 삶을 그린 만화였는데, 세 명의 주인공 중 한 사람이 마리 앙투아네트였다.  기억이 희미하지만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미지는 아름답고 청순했다.  사치와 낭비의 대명사, 프랑스 대혁명의 주역 등 그녀를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부정적인 이미지와는 상반되었다.  꽃처럼 아름다웠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왕비와 대역 죄인이라는 극과 극의 삶을 살았기에 소녀의 감성을 흔들어놓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그 매력은 서른이 넘은 지금 나이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한동안 잊고 지내던 베르사유를 다시 떠올리게 만든 책을 만났다.  《그가 사랑한 베르사유(201.5.16. 샘터)》는 베르사유를 중심으로 변해 온 프랑스 왕조와 문화예술 변천사를 에세이로 엮은 책이다.  베르사유 시대 이전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작은 성으로 출발해서 훗날 아름다운 궁전으로 변모하여 프랑스 궁정문화의 전성기를 맞게 하는 베르사유 궁전을 중심으로 프랑스 역사가 어떤 모습으로 변했는지를 보여준다.  베르사유 궁전을 아끼고 사랑했던 부르봉 왕조는 베르사유 궁전의 흥망성쇠와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된다.  절대왕권을 확립한 태양왕 루이 14세 시대에 베르사유 궁전은 황금시대를 맞았었고, 비도덕적이고 방탕한 생활을 했던 것으로 유명한 루이 15세 시대에 베르사유는 영광의 빛을 잃어버리게 된다.  루이 15세에게 텅텅 빈 국고와 무너진 왕권을 물려받은 루이 16세는 급기야 베르사유 궁전으로 들이닥친 민중들에게 왕위를 박탈당하고 만다.  매혹의 명소 베르사유는 묵묵히 그곳에서 프랑스의 밝음과 어둠을 모두 지켜보았다.




《그가 사랑한 베르사유》는 프랑스와 베르사유 궁전에 대해서 우리가 그동안 잘못 알고 있던 부분을 바로 잡아 주기도 한다.  베르사유 궁전은 화장실이 없어서 겉모습만 화려했지 자세히 보면 오물이 쌓여있었을 것이란 이야기, 마리 앙투아네트가 비밀계단을 이용해서 수많은 남자들을 방으로 불러들였다는 이야기 등 왜곡되고 과장된 부분이 있었음을 증명하면서 역사의 진실을 알려준다.




베르사유 궁전은 유럽 궁전건축의 극치로 알려져 있다.  왕의 권위를 절대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계획된 궁전이기에 각국 왕궁의 모범이었다고도 전해진다.  그만큼 베르사유 궁전의 아름다움은 평범한 상상을 불허할 정도이리라.  그러나 그 절대적인 아름다움 뒤에는 단두대에서 처형당한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와 같은 비극적인 역사의 흔적도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프랑스의 영광과 치욕의 역사 한 가운데에 베르사유가 있다.  이 역사를 쉬운 이야기책 읽듯 재미있게 만날 수 있는 책이 바로 《그가 사랑한 베르사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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