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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한 조각 ㅣ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8
마리아투 카마라.수전 맥클리랜드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10년 12월
평점 :
시에라리온은 다이아몬드 수출국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이 다이아몬드가 국가와 국민을 미소 짓게 만드는 데 사용된 게 아니라 그 반대로 피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는 것으로도 유명하지요. 시에라리온이 내전에 시달릴 당시 반군이 다이아몬드를 캐내어 팔아 전쟁을 일으킬 무기를 구입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내전이 길어지면서 가장 큰 상처를 입은 사람은 아이들이었는데요. 소년병이나 차일드마더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병들어가는 아이들이 늘어만 갔습니다. 이런 상황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로 널리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아프리카에 위치한 많은 나라들이 내전 때문에 고통 받는 상황은 아주 먼 옛날이야기가 아닙니다. 2007년에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우간다의 난민촌을 볼 수 있었는데요.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을 보면서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에라리온 내전 당시 전쟁터를 누볐던 소년 이스마엘이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는 책 〈집으로 가는 길(2007.10.30. 북스코프)〉을 읽으면서 전쟁 때문에 꿈 많은 어린 시절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도 알 수 있었지요. 그리고 여기 또 다른 책 한 권을 통해 전쟁의 악함을 다시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바로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소녀 마리아투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책 《망고 한 조각(2010.2.10. 내인생의책)》입니다.
《망고 한 조각》은 전쟁으로 두 손과 아이를 잃어버린 소녀 마리아투가 전달하는 희망 메시지를 담은 책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반군이 마을로 쳐들어오면서 행복했던 어린 시절은 사라지고 맙니다. 소년병에게 두 손을 잘리고 결혼을 강요했던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마리아투는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힘들어 하던 시간을 담담하게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힘들었던 시절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보여줍니다. 또한 캐나다로 떠나서 공부를 하면서 미래를 꿈꾸게 됩니다. 《망고 한 조각》에서 마리아투는 전쟁으로 어둠 속에 갇혔던 시간, 어둠을 헤치고 나와 빛 속을 걸어갈 수 있었던 시간을 보여줍니다. 자신이 왜 이런 일을 당해야만 했는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어린 나이에 아픔을 겪었지만 이 모든 것을 극복한 그녀가 자랑스럽습니다.
전쟁의 참혹함, 전쟁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을 읽을 때면 언제나 감동을 받게 됩니다. 간혹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말을 할 때도 있고, 들을 때도 있는데요. 《망고 한 조각》을 읽으면서 이런 말은 우리에게 허락된 말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희망이 없다고 느끼는 분, 앞으로 나갈 용기가 없다고 느끼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만들어 줄 책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