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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심리학 - 심리학이 파놓은 치명적인 함정 9가지
스즈키 고타로 지음, 홍성민 옮김 / 뜨인돌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무서운 심리학(2010.3.10. 뜨인돌출판사)》은 심리학 이론 및 실험들 중 신화 혹은 정설처럼 되어 있는 사례들을 검증하는 책이다. 스즈키 고타로는 심리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이론이나 실험, 견해들 뒤에는 재미있고 스릴 넘치는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숨겨져 있다고 말하면서, 제임스 비커리의 ‘서브리미널 효과와 실험’, 시릴 버트의 ‘일란성 쌍둥이를 둘러싼 기상천외한 속임수’, 왓슨의 ‘리틀 앨버트 실험’, 제임스 맥코넬의 ‘플라나리아 전기충격실험’ 등 9가지 심리학 이론과 실험을 파헤치고 해부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이 책이 심리학 속의 미신과 잘못된 믿음이 줄어드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한다.
《무서운 심리학》에서 저자는 9가지 심리학 이론과 실험을 소개하면서, 이것의 조작이나 날조 가능성을 의심한다. 이론과 실험을 자세히 설명한 후 어느 부분에서 조작이나 날조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는지 조목조목 따지면서 비판한다. 그리고 이런 이론이나 실험이 어떻게 교과서에 실리게 되었고, 누구나가 의심 없이 믿는 정설이 되었는지 그 이유도 알려준다. 심리학을 글자 그대로 뜻풀이하면 ‘마음의 학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지만, 심리학의 연구 대상인 ‘마음’이라는 것은 형태가 없고 광범위하기 때문에 마음의 어느 측면을 연구할 것인가는 시대가 변하면서 함께 변화되어 왔다.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150년 전 심리학이 학문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시점부터의 이론과 실험을 소개한다. 어느 분야에서건 이론이나 실험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검증 절차를 거치는 게 당연한데, 이 책에 소개된 것들은 아직 발전 단계에 있던 초창기 심리학에 해당되기에 당시에는 조작이나 날조 논란으로 시끄러웠더라도 후대에는 심리학 발달에 역할을 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너그럽게 받아들여지는 게 아닐까 싶다.
9가지 이론과 실험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늑대 소녀 아마라와 카마라’의 이야기였다. 오래 전 숲에서 동물들과 함께 자란 아이가 성인이 된 후 인간 사회로 돌아오지만 적응하지 못하는 영화를 본 적이 있어서 더 관심이 갔다. 유아기와 아동기의 환경 및 교육의 중요성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즐겨 인용하는 사례라고 하는 이 기록은 발견 당시 야생 늑대 그대로였고 인간 사회로 돌아온 이후에도 늑대의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단명한 소녀의 이야기다. 늑대 소녀를 발견했다는 싱 목사의 기록과 사진에만 의존한 이 사례는 잘 살펴보면 의심스러운 점이 상당히 많이 있음에도 실화로 받아들여지고 발달심리학 교재로 활용되기에 이른다. 저자는 이 책에서 조작과 날조가 의심스러운 부분을 자세히 설명하고 실화로 받아들여지게 된 이유, 늑대소녀 이야기를 날조한 이유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내가 지금껏 읽은 심리학책은 대부분 나 혹은 타인의 심리현상을 배울 수 있는 책, 나와 타인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다룬 내용들이 신선하게 느껴졌고, 지루한 줄 모르고 읽어 내려갔다. 심리학이란 학문은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투성이라고 여겨왔다. 재미는 없고 진지하기만한 학문이라고 여겨왔다. 그래서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가 심리학에 숨겨져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심리학에도 함정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 책 덕분에 앞으로 심리학을 재미있는 학문이라고 느끼게 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