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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 사회평론 / 2010년 1월
평점 :
흔히들 삼성을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 책 《삼성을 생각한다(2010.2.22. 사회평론)》를 읽으면서 과연 삼성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만으로 대표성을 부여할 수 있는 걸까? 이 점은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심각하게 고려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삼성하면 떠오르는 두 가지가 있다. 노조를 절대 허용하지 않는 기업이라는 점과 법망의 빈틈을 이용해서 지저분하게 재산 상속을 꾀하는 기업이라는 점, 두 가지다. 과거 김용철 변호사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삼성비리고발 사건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흐지부지되어버렸는지는 모르지만 - 이 책을 읽으면서 삼성비리 사건의 전모를 알게 되었다 - 삼성이 깨끗하지 못한 기업이라는 인상은 머릿속 깊이 입력되었다. 운 좋게 - 아니, 돈의 힘이 중간에 개입되어있으니 단순히 운이 좋다는 건 틀린 말이다 - 법의 심판을 비껴갔을지 몰라도, 그래서 지금은 아무도 차명계좌를 통한 삼성비자금 조성에 대해서 입 밖에 내지 않는다고 해도 한동안 전국을 시끄럽게 했던 사건을 잊어버리진 않았으리라. 이 책 《삼성을 생각한다》는 2007년 말 삼성비리 고발의 주인공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법무팀에서 7여 년간 일하면서 보고 겪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양심고백 이후 김용철 변호사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저자와 마주할 수 있다.
‘불의한 양심에도 진실은 있다’라는 소제목에서 양심 고백을 한 자신을 배신자라고 부르더라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책 《삼성을 생각한다》를 읽으면서 순간순간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내가 이렇게 억울하고 답답한데 김용철 변호사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감히 상상해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법 위의 권력에 군림한다고 믿는 그들만의 세상, 신분이 다르다고 믿는 그들만의 세상은 언제까지 갈까.
《삼성을 생각한다》는 ‘언론도 건드리지 않는 삼성에 대한 비판서’라는 의미가 부여되면서 출간 후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이다. 책을 출간하게 된 배경과 출간 후 반응을 정리하여 《삼성을 생각한다 2》를 펴냈다고 한다. 어서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