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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을 입은 원시인 - 진화심리학으로 바라본 인간의 비이성과 원시 논리
행크 데이비스 지음, 김소희 옮김 / 지와사랑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의 석기시대 마음과 현대 세상의 충돌이 바로 『양복을 입은 원시인』이 논의할 주제(p6)’라고 말하는 책 《양복을 입은 원시인(2010.10.25. 지와사랑)》은 종교와 문화로 가장하고 있는 우리 안의 원시 논리를 해부하는 책이다. 제목과 표지 그림을 보면서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의 문화와 육체는 현대화되었지만 우리의 정신세계는 아직 원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걸까, 무척 궁금해졌다.
‘진화심리학으로 바라본 인간의 비이성과 원시 논리’라는 부제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이, 이 책은 주위 세상에 대해 미신적이고 비논리적인 결론을 내리는 우리의 성향에 대해서 진화심리학에 근거하여 답을 찾으려고 한다. 저자는 우리에게 남아 있는 석기시대 마음이 우리의 일상에서 얼마나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지 우리 자신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한다. 나는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웠다. 석기시대 마음이란 무엇이고 우리에게 아직까지 남아있는 원시 수준이란 무엇을 말하는 건지 머릿속에서 해답을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디지털이란 단어로 압축할 수 있는 현대인의 생활은 뒤로하고라도, 첨단 과학이 만드는 미래 세상은 우리의 상상을 넘어설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나에게도 - 현대 세상과 충돌하는 - 원시인의 특성이 남아있다는 것 아닌가. 머릿속이 뒤죽박죽 되어버렸다.
이 책은 먼저 ‘인류의 조상이 나타난 시대인 홍적세’로 독자를 인도한다. 홍적세를 살았던 우리의 조상들은 진화를 거듭했지만 위험천만하고 불안한 시간을 살아 내면서 안전을 우선시하는 습관을 아직도 버리지 못했다고 말한다. 즉, 인간 발달 초기의 덜 진화된 단계에서 유래한 사상, 느낌, 지각에 대항하는 데는 무기력하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우리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원시 논리(미신적 행동이나 마법적 사고)를 과도한 인과성 탐지의 오류, 발견법의 오류, 지각의 오류 등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원시 논리가 우리를 지배할 때 예기치 못한 사건의 발생을 받아들이는 정신적 사고 현상을 일상생활에서부터 전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시를 곁들여 자세하게 이야기한다. 또한 종교와 과학,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지 않았을 때 현대인들에게 얼마나 위험한 재앙이 발생하는지도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불행을 초자연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 성향’이나 ‘행운을 초자연적 존재에게 감사드리는 성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이며 비판적인 사고, 올바른 과학 교육, 사회의 변화, 개인의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양복을 입은 원시인》을 읽다 보니 처음에 전혀 이해할 수 없었던 저자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나 역시 아침 출근길이나 퇴근길에 도로 위에서 일어나는 위험한 순간을 넘겼을 경우 ‘하느님께서 나를 보호하셨나보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위에서 불행 혹은 행운을 종교와 연관해서 의미를 부여하는 행태를 본 적도 있다. 그래서 현대인을 구속하고 있는 원시 논리, 원시적인 마음이 존재한다는 저자의 설명과 원시 논리의 중독에서 벗어나야만 인간에게 진정한 변화와 발전이 찾아올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흥미로운 진화심리학과의 만남을 원하시는 분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