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클릭 - 열개의 목소리, 하나의 이야기 ㅣ 문학동네 청소년 5
닉 혼비.데이비드 알몬드 외 지음, 이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열 개의 목소리, 하나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린 《클릭(2010.10.8. 문학동네)》은 열 명의 작가가 쓴 열 개의 이야기가 수록된 소설이다. 열 명의 작가가 썼으니 열 개의 목소리는 맞지만, 열 개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으니 열 개의 이야기라고 해야 옳겠으나 하나의 이야기라고 하니 도대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야기 하나, 이야기 둘, 이야기 셋, 이렇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왜 하나의 이야기라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카메라에 하늘과 구름, 바다를 담고 있는 표지를 보면서 이 소설 《클릭》에서 카메라가 이야기를 끌어가는 중요한 매개체라는 점을 어렴풋이 알 수 있다.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카메라가 아닌 사진이라고 해야겠다. 카메라 속에 담긴 피사체가 사진이라는 완성품으로 세상으로 걸어 나왔을 때, 사진은 무한한 가능성과 상상력을 담고 있는 존재가 된다. 잊고 있었던 과거의 기억을 되찾게 해 준다거나, 내가 모르는 세상을 꿈꿀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이 가능하다. 또한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추억을 언제든지 꺼내서 들춰볼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하며, 불의한 세상과 맞설 수 있는 용기를 주기도 하고 지금보다 나은 나를 위한 변화와 도전을 시작할 수 있도록 만들기도 한다. 또한 모르는 사람들과의 공감과 소통의 통로의 역할을 사진이 하기도 한다.
소설 《클릭》은 열 개의 이야기에서 사진이 어떤 능력을 펼치는지를 보여준다. 사진작가인 조지 킨으로부터 시작해서 그의 손자 제이슨과 손녀 매기 그리고 제이슨의 손녀 이오나까지, 조지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찍은 사진이 세대 간의 차이를 뛰어 넘어 각자의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사진이 개인의 삶이 아니라 그들의 삶, 즉 하나로 연결되는 고리 역할을 해 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한 장의 사진이 누군가에게는 소망의 의미로 또 누군가에게는 치유의 의미 혹은 용서의 의미로 형상화된다. 사진이 갖는 의미는 퇴색되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빛난다. 조지와 제이슨이 세상에 없어도, 그리고 매기도 곧 그들의 뒤를 따라가겠지만 이오나가 사진에 담긴 의미를 찾아 길을 떠날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이오나를 이어 또 누군가가 같지만 다른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열 개의 목소리가 하나가 되는 이야기,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