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지 지식 클럽 - 지식 비평가 이재현의 인문학 사용법
이재현 지음 / 씨네21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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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정신과 프랑스 공화국 이념을 상징하는 여성상 「마리안」과 현재 프랑스를 지배하는 신자유주의, 구체적으로 비정규직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책 《두더지 지식 클럽(2010.9.5. 씨네21)》은 인터뷰 형식을 빌려 저자, 즉 인터뷰어가 다양한 분야에서 이름 꽤나 알린 인터뷰이를 가상으로 취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터뷰이로는 래리 킹이나 이안과도 같이 현존하는 인물도 등장하지만 상당수가 이미 고인이 된 인물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된장녀나 리어왕과 같은 가공의 인물의 인터뷰도 진행된다.  그리고 불교 경전이나 로마 신화에 나오는 캐릭터도 등장하며, 여론조사나 축구공처럼 생물이 아닌 경우도 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가상 인터뷰를 가정하므로 모든 인터뷰는 가짜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과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인터뷰이의 입에서 나온 것처럼 꾸며진 것뿐이다.  그래서 실망했냐고?  전혀, 전혀 아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짝이며 읽었다고 말하련다.  자신을 ‘좌파‘가 아닌 좌빠’라고 소개하는 대목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날카롭고 신랄한 논평이 흥미롭게 진행된다. 




《두더지 지식 클럽》은 미국의 전설적인 갱 ‘벅시’와 한탕주의가 만연하는 사회 분위기, 이를 방관하는 정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인기 토크쇼 <래리 킹 라이브>의 사회자 ‘래리 킹’과의 인터뷰에서는 영어에 쏟아 붓는 노력과 시간이 갈수록 도를 넘어서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비꼰다.  그리고 스스로의 능력으로 소비활동을 하지 않으면서도 명품을 즐기는 여성을 비하하는 속어인 ‘된장녀’를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웅녀와 비교하면서 소비문화와 관련된 현재의 세태를 비판한다.  또한 논술이 강화되는 추세인 대학입시의 병폐를 해결하고 인문학의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수사학의 실천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로마의 정치가이자 철학자 키케로와도 만날 수 있다. 




요즘 돌아가는 어수선한 세상을 바라보면서 불평 한 마디 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곱지 않은 시선으로 불평만 할 게 아니라 따끔한 비판과 충고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진실을 진실로 받아들이려하지 않는 사회,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거짓으로 일관하려는 사회 등 사회가 이상해지고 있는 건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상해지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건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는 시각을 길러야 한다는 점이다.  이 때 필요한 게 인문학적 시선이 아닌가 싶다.  역사와 고전, 문학 속 소재들로 대한민국을 다시 읽어 나가는 《두더지 지식 클럽》이 이를 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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